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취재단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2월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저임금뿐 아니라 중위층의 임금도 올라야 한다 생각하고, 실업 상태이거나 최저임금 이하의 비공식적인 노동을 하는 사람, 심지어는 노동 의욕이 없는 사람에게도 기본적인 소득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방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전 실장은 “많은 세계적 명사들이 재단을 만들고 엄청난 기부를 하면서 주창하는 것은 극심한 양극화와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시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권리와 존엄이 흔들린다는 점, 이런 상황이 자본주의의 선순환을 위태롭게 한다는 지적이다. 나는 기본소득 주장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우리사회에서 기본소득제 목소리를 내는 분들의 주장은 번지수가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지사 등이 주장하는 ‘보유한 자산, 노동 여부, 소득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하는 기본소득에 대해 “이런 제도를 하자면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복지제도를 모두 통폐합해도 월 20만 원을 지급하기 어렵다. 기초연금이나 기초생활수급제도, 실업수당과 아동수당 등을 유지하면서 기본소득제도를 하자는 건 ‘기본’없는 기본소득이거나 재원 대책이 없는 탁상공론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기본소득 개념이 많이 혼용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인 소득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과 자산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균등하게 지급하자는 것은 많이 다를 뿐만 아니라 현실적 수단을 감안하면 충돌하기까지 한다”며 “건강한 토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SNS 캡처
한편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2019년 1월 비서실장직을 사임한 뒤 지난해 6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정치적 발언과는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지난 2월 8일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며 이재명 지사와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였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임종석 전 실장이 차기 대선주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와 각을 세우며, 친문 진영의 대선주자로 몸 풀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