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횡성탄약고의 지평탄약고 이전을 반대하는 지평면민들이 양평군 지평면에 위치한 탄약대대 본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일요신문=양평] 지난 2013년 강원도 횡성의 탄약고 이전으로 갈등을 빚어오다 2015년 일단락됐던 지평탄약고 사태가 최근 軍 측의 탄약고 증설 추진으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6일 지평면 주민들에 따르면, 軍 측이 탄약고 증설을 추진하면서 증설 관련 허가를 신청했으나 양평군의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특히 軍 측이 이미 80% 공정을 진행 중인 탄약고 1기에 대한 허가신청을 양평군에 접수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양평군 정동균 군수는 “이미 건축 중인 탄약고에 대한 건축허가 신청이 접수되어 불허처분 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지평면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탄약고 증설은 결단코 반대한다”고 말했다.
탄약고 증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16일 오후 4시 김효성 지평면이장협의회장 주관으로 기관단체장 긴급모임을 갖고 軍 측의 탄약고 무단 건축을 비판했다.
이날 긴급모임에는 지평면 기관단체장과 유관기관, 양평군의회 송요찬 부의장, 강금덕 부면장, 김학렬 산업팀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탄약고로 인한 재산권 행사 제약 등의 불편을 국가안보를 위해 인내해 온 지평면 기관단체장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관단체장들은 탄약고가 늘어나면 그만큼 군사보호구역이 늘어날 게 뻔하고, 또 이런 식으로 탄약고가 1기, 2기 증설되면 지평면은 고립될 수밖에 없으며 주민의 불안이 높아질 수 없음을 우려하고 탄약고 증설을 반대했다.
특히 이번에 무단으로 증설한 탄약고의 경우는 다행히 대로변에서 관측이 가능해 주민들에 의해 발견될 수 있었지만 탄약고 부지 내에 주민들 모르게 건축된 탄약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 같은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송요찬 부의장은 “추가 공사는 당연히 막아야 하며, 탄약고 부지 내부도 확인시켜 달라는 요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약고 증설을 반대하는 지평면 기관단체장들이 16일 오후 4시 긴급모임을 갖고 軍 측의 탄약고 무단 건축을 비판했다.
# ‘지평면발전협의회’ 주축이 되어 향후 대책 모색, ‘탄약고 증설 반대’ 현수막 게시
이날 모임 전 날인 15일 오후 김효성 이장협의회장과 함께 탄약고 무단건축 현장을 발견한 무왕위생매립장 주민대책위원회 이학표 위원장은 “지평면 주민들은 탄약고 증설 반대 외에 바라는 게 전혀 없다”고 못 박고 “일반 주민들이 무단으로 산림을 훼손하고 건축물을 지으면 구속감이다. 軍 측은 무단건축한 탄약고 1기를 원상복구하고, 군사보호구역 내 주민불편 사항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관단체장들은 이종문 지평농협조합장이 제안한 ‘지평면발전협의회’가 주축이 되어 탄약고 증설 반대 등 향후 대책을 세워나가는 한편 당장 내일부터 ‘탄약고 증설 반대’ 현수막을 게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지평탄약고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강원도 횡성 탄약고 이전으로 갈등을 빚어오다 진통과 난항을 겪은 끝에 2015년 5월 경기도 양평군과 강원도 횡성군, 국방부 3자 간 합의를 도출해 사태가 일단락 됐다.
당시 지평탄약고 사태와 관련한 주민 요구사항인 수도권 전철 지평역 연장운행과 군사시설 보호구역 축소는 이행된 상태이며, 전술훈련장 환원 역시 금년 내에 마무리 될 예정이다.
그러다 최근 탄약보유량이 늘어나면서 軍 측이 주민과 동의 없이 탄약고 증설을 추진했고, 이미 80% 공정을 끝낸 탄약고 1기에 대한 건축허가 신청을 양평군에 제출했으나 담장직원의 현장 확인 결과 무단건축이 확인되어 불허가 처분 및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날 모임을 주관한 김효성 지평면이장협의회장이 이번 사태의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이종문 지평농협조합장이 ‘발전협의회’가 주축이 되어 사태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무왕위생매립장 주민대책위원회 이학표 위원장이 “이번 무단증설은 면민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중대사태라면서 강력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평군의회 송요찬 부의장이 참석하여 “사태해결을 위해 군의회 차원에서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