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임준선 기자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경제사범전담팀’은 지난 15일 이재용 부회장 측에 취업제한 대상자라는 사실과 취업 승인 신청 절차 등을 통보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86억 8000여만 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뇌물을 준 혐의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을 받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 부회장 측이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같은 달 26일 0시를 기점으로 형이 최종 확정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14조를 보면, 5억 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해당 범죄와 관련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옥중경영’ 형태로 경영에 관여하는 것을 차단하는 취지다. 징역형의 경우 집행이 종료된 후 5년간, 집행유예 때도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후 2년간 적용된다. 이 부회장의 경우 2022년 7월 만기 출소하면 2027년 하반기께 경영 복귀가 가능하다.
앞서 이 조항에 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취업제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김승연 회장은 2014년 취업제한 통보를 받고 회장직을 비롯한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물러났다. 최태원 회장은 무보수라는 이유로 경영 활동을 계속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이미 무보수로 일하고 있고 2019년 등기임원에서도 빠져 있어 ‘취업’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최근 나오고 있다.
별도로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출소 뒤 취업을 할 수 있다. 이 부회장 쪽이 취업승인 신청을 하면 법무부 특정경제사법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무부 장관이 최종 걸정한다. 특정경제사범관리위원회는 거액의 횡령이나 배임 등 경제범죄를 저지른 기업인의 회사 복귀 등을 체계적으로 심사하기 위해 2019년 출범했다. 법무부는 “이 부회장 측으로부터 취업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심의 절차에 따라 조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