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후원회 사무실(사진 건물 2층)이 비서관 모친 소유 건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요신문=여주·양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여주·양평)이 2017년 대선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이어 군의원합동사무소를 설치한 후 군의원 4명에게 임대료를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양평읍 중앙로(대흥리)에 위치한 김 의원 후원회사무실 건물 소유주는 현재 김 의원 국회의원실 5급 비서관 A씨의 모친으로 알려졌다. 5급비서관 A씨는 김 의원 특별보좌관의 처형이다.
김 의원의 특별보좌관 B씨는 김 의원 총선캠프에서 선거홍보기획을 총괄하면서 sns 홍보를 주도하는 등 중요 직책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거 후에는 당선인 수석보좌관 자격으로 의원실 비서직 채용을 주도하고, 후원회회계책임자로부터 비공식후원금 잔액 311만원을 받아 갔다는 의혹을 검찰로부터 받고 있다. B씨는 김 의원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 모두 증인으로 신청된 상태다.
본지는 후원회사무실과 관련한 여러 의혹과 함께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김 의원 측의 반론을 싣는다.
# 7개월만에 비서진 3명 교체 ‘구설수’
최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7급비서에 대한 부당해고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김선교 의원실 4급보좌관이 임명된지 1달 만에, 또 김 의원 재판의 중요 인물인 후원회회계책임자 역시 6급비서로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전 통보 없이 교체됐으며, 최근에는 5급비서관 1명도 그만 둔 것으로 전해지면서 7개월 만에 3명의 비서진이 교체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물론 국회의원 비서는 별정직 공무원으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은 아니다. 국회의원에게 채용, 면직에 대한 인사 권한이 있어 오늘 출근했다가 의원이 ‘너 나가’ 하면 즉시 면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행법상 ‘부당해고’는 아니지만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선교 의원 측은 “보좌진 채용 및 면직은 국회의원 고유 권한으로 법적으로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특별보좌관 B씨는 “면직된 4급비서관은 상임위 관련 일은 전혀 안하고 관리만 할 것이라며 보좌진 업무분장 회의 시 선언했으며, 근태도 안 좋았다”면서, 특히 “제일 중요한 요소인 다른 보좌진들하고 융화가 안되어 몇 번의 회의와 김 의원과의 최종 면담 후 면직 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5급비서관은 건강이 너무 안 좋아 스스로 사직한 것”이며, “6급비서는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의 핵심인물로 사건 발생 후에도 긴 시간을 주었으나 근태 및 연락도 잘 안될 뿐 아니라, 국회 내에서도 문제가 있는 인물로 면직 처리됐다. 더욱이 사건의 중심인물을 보좌진으로 계속 근무시킨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어 면직시켰다”고 덧붙였다.
# 군의원들에게 사무실 임대료 갹출(?)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또 다른 문제는 후원회사무실 내에 양평군의회 군의원 합동사무소를 설치한 후 의원 1명당 20만원씩을 갹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김선교 의원과 군의원 4명 등 8명이 20만원씩 160만원을 걷어 임대료 150만원을 내고 나머지 10만원은 커피 등 음료수 구입비 등 운영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2층 215.38m²(65평) 입구에는 특별보좌관인 B씨의 사무실 15평 정도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고, 계단과 화장실을 제외한 나머지 40여평에 후원회사무실이 설치되어 있다. 후원회사무실 내부에는 김선교 의원실이 역시 별도로 설치되어 있으며, 4명의 군의원들이 합동사무소로 사용한다는 5~6평 정도의 공간은 출입문 없이 파티션으로만 구분되어 있다.(아래 사진)
하지만 양평군의회는 군청 청사 내에 의원 각각 출입문이 설치된 5~6평 정도의 개인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있어 굳이 돈을 들여 청사 바깥에 합동사무소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과 하급심 등에서는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받거나 집기를 무상으로 지원받은 행위, 시도의원 등으로부터 합동사무소 운영비로 매달 돈을 걷는 행위, 자신의 보좌진 등의 월급을 일부 반납 받아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는 행위 등에 대해 정치자금을 부정 수수한 것으로 보는 판례도 있다.
지난 2016년에는 前 양평군의회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16년간 소속 선출직 의원들에게 지구당사무실 운영비를 상납 받아왔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후원회사무소 내부에 출입문 없이 파티션으로만 구분되어 있는 양평군의원 합동 사무소. 책상 위에 군의원 명패가 놓여 있다(사진: 김선교 의원 페이스북 캡처)
# 특별보좌관 B씨 “선관위 자문 얻어 양평군의회 대표의원이 사무실 임차 후 일부를 김 의원이 다시 임차”
본지는 위 내용과 관련해 지난 4일 김선교 의원에게 질의서를 보냈고,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기자들 다 있는데서 얘기하겠다. (법적)하자가 하나도 없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이후 김 의원 특별보좌관 B씨는 기자와의 면담 및 SNS를 통해 “합법한 절차와 계약서 그리고 보증금·월세를 매월 받고 있다는 사실. 따라서 특보인 저와 장모님·처형을 마치 오해의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은 더더욱 이 내용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B씨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양평군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명의로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보증금 1,000만원, 월세 150만원)을 맺은 후, (일부를) 김선교 의원에게 후원회 사무실로 임차해주고 매월 임대료(80만원)를 받는 것으로 선관위의 확인을 득했다”면서 “합법적 절차에 의해 전전세(전대차)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씨는 “공동 회의 및 미팅공간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군의원들은 당의 정책이나 입법 그리고 지자체 관련 현안 등을 군의회 공간에서 하기엔 애로점이 있어 별도의 사무실을 임대해 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다가올 2022년 자치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 전략의 스터디 장소와 통합 마케팅전략 구축 사무실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또 자신의 처형인 5급비서관 A씨에 대해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박사를 취득하고 형사정책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등 5급비서관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면서, 특별보좌관인 자신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본지 기자에게 보낸 카톡메시지를 통해 “어머님 소유의 건물, 처형의 5급비서관, 제가 수령했다는 311만원은 (후원회회계책임자) 이00 군에게 반환된 점. 그리고 마치 제가 캠프의 중심인물이라는 관점도 이 문제와 상관없을 뿐 아니라, 행여 사실과 다른 위와 같은 기사가 나갈 경우엔 더더욱 문제가 있다고 사료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전대차는 임차인(전대인)이 임차물을 다시 제3자(전차인)에게 임대하는 계약을 말하는 것인데, 군의원 명의로 합동사무소 건물을 임차한 후 김 의원에게 다시 전대차 하는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 측 주장대로라면 양평군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의원 비서관(특별보좌관 처형) 모친 건물에 사무실을 임차한 후 이 공간 중 일부를 자신의 공천권이 있는 당협위원장인 김선교 의원에게 다시 재임대를 했다는 것으로 일반적이라고는 보기 어려워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전대인과 전차인이 부담하는 월 임대료가 80만원씩 같음에도 당초 계약 당사자인 군의원 합동사무소 공간보다 전차인 신분인 김 의원 개인 사무실과 후원회 사무실 공간이 훨씬 큰 점, 비서관 모친 건물이어서 당사자 간 계약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비용을 들여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점 역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문이 남는다.
언론보도에서는 국회의원은 후원회를 통해 연간 1억5천만원 한도로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음에도 군의원들에게 지역구사무실 운영비를 거출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갑질 아니냐는 논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국회의원은 2021년 기준 연봉 1억 5,280만원과 보좌진 9명의 인건비(9급비서 3,537만원 ~ 4급보좌관 8,565만원)를 지원받고 있다. 양평군의원 연봉은 3,825만원이다.
후원회사무소 내에 설치되어 있는 김선교 의원 사무실 출입문(사진: 김선교 의원 페이스북 캡처)
# 수사검사와 재판장 변경 새 국면…5차공판 증인신문 3월 4일로 변경
한편, 2월 4일로 예정됐던 김선교 의원 재판 5차공판 기일이 수사검사와 담당 재판장의 인사이동에 따라 3월 4일로 변경됐다.
이 사건 수사검사인 권다송이 검사와 문호섭 검사는 2월 1일자로 제주지검과 광주지검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으나 이후 재판에도 계속 참여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재판장인 이병삼 여주지원장은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임지를 옮겼고, 대신 신임 여주지원장으로 수원지방법원 조정웅 부장판사가 2월 22일자로 부임한다.
3월 4일 이뤄질 증인신문에서는 미신고후원금 100만원을 낸 前 농협양평군지부장 이 모 씨에 대해 후원금 접수 후 김 의원으로부터 감사전화를 받았는지 여부와 함께 전 모 씨에게는 300만원이 공식후원금 계좌에 입금된 후 전 양평군청 면장 출신인 박 모 씨 계좌로 반환받아 이를 다시 미신고후원금으로 기부한 사실 등에 대해 물을 예정이다.
당초 이날 증인으로 신청한 김 의원실 前 4급보좌관은 이날 증인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4일 이후 재판에서는 핵심 증인들이 줄줄이 재판에 선다.
지난 해 4.15 총선 기간 중 미신고후원금 4,771만원을 모금한 혐의와 이렇게 초과 모금한 후원금 등을 선거비용으로 사용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당시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와 김 의원 특별보좌관 B씨 등의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다.
이후에는 선거대책본부장과 선거홍보기획단장, 후원회 회계책임자 이씨 등 3명에 대한 공판이 계속되며. 이후 당협운영위원장 등 운영위원 11명과 유세단장 이씨, 유세차량 운전기사 박씨(김 의원실 7급비서), 선거연설원 3명, 선거운동원 35명 등 나머지 51명의 공판이 예정되어 있는 등 3개 재판으로 나눠 심리를 받고 있다.
선거사범 1심 재판은 공소제기(2020. 10. 8) 후 6개월 이내(4. 8.), 2심과 3심은 전심 판결 후 3개월 안에 끝내야 하지만 수사검사와 재판장 변경 등으로 재판이 미뤄지면서 1달 정도 판결이 미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 의원 본인이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받거나 회계책임자 경 씨가 벌금 3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김 의원은 의원직을 잃는다.
김 의원과 군의원 4명의 이름이 게재된 후원회사무실 건물 1층 출입문.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