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앞서 신현수 수석은 이달 7일 실시된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자 설 명절 전후 연이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신 수석을 배제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사안을 제출해 결재를 받은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신현수 민정수석이 임명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두 번이나 사의를 표명했다”며 “대통령 최측근 핵심의 반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운영에) 비정상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으니 핵심참모인 민정수석이 반기를 들고 사의를 표명한 것 아닌가. 미봉책으로 수습해선 안 될 것”이라며 “오는 26일 청와대를 상대로 하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민정수석을 꼭 출석시켜 경위와 문제가 뭔지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추미애 시즌2’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며 “어제 하루 종일 청와대는 민정수석 사의에 대한 어설픈 해명으로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근식 전략실장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신 수석과 의견 조율 없이 검찰 인사안을 마무리해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소개하며 “박 장관은 간신이 맞고 문 대통령은 무능한 게 맞다”고 힐난했다. 김 실장은 “수석과 장관의 의견 차이를 수수방관한 경우나 ‘패싱’ 당한 수석이 납득하지 못하고 사표 쓴 경우나 문 대통령의 무능은 그대로”라며 “간신이 설치면 군주는 무능해지고, 군주가 무능하면 간신이 판친다”고 비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를 비롯한 지도부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국민의힘의 이 같은 공세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심산으로 해석된다. 야권에서 이번 사태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의 연장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만큼 이에 당력을 집중해 끌고 가면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현수 수석의 사의를 반려했고, 신 수석도 일단은 통상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 수석이 사의를 완전히 접고 청와대에 계속 남아 있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