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 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안이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 없이 발표된 뒤 사후 승인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동아일보는 2월 20일 검찰 인사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사정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재가도 받지 않고 일요일이었던 지난 7일 발표를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또 신 비서관이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정식 결재 없이 인사를 발표한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신 수석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박 장관의 인사안을 사후 승인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 수석은 항의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 관계자들의 만류에도 사의를 철회하지 않고 2월 18과 19일 휴가를 떠났다. 청와대 안팎에선 신 수석이 사의 입장을 되돌리긴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보도 직후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오전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대통령 재가 없이 법무부 인사가 발표됐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무리한 추측보도 자제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현재 휴가 중인 신 수석은 서울 용산의 자택이 아닌 지방 모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인들에게 “힘이 든다” “내 결정이 바뀔 일은 없다” 등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대통령에게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보도를 두고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신 수석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검찰 고위 인사안을 놓고 논의 과정에서 자신이 배제되자, 사의를 표했다. 청와대는 신 수석의 빠른 복귀를 바라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주말까지 숙고의 시간을 갖고, 본래의 모습으로 복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월 19일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에서, 신 수석과 관련해 거론된 게 없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과 관련된 언급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언급은 없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2월 18일 오후 국회에서 법무부 정부 과천 청사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신현수 파동’에 대해 “신 수석과 이번 (검찰 고위급) 인사와 관련해 여러 차례 만났고 얼마든지 따로 만날 용의가 있다”며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재인 대통령 보좌를 함께 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인사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검찰총장이든 민정수석이든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말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