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사진=임준선 기자
금감원이 22일 공개한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 현황 및 감독방향’을 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70조 4000억 원으로 총자산의 6.5%에 달한다. 지난해 1~9월 중 해외 대체투자에 따른 이자, 배당수익은 2조 원으로 9월까지는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부동산·항공기 투자의 펀드 가치 등이 하락하면서, 일부 자산에서 총 1944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손실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차주 부도, 공사지연·중단 등 부실 징후가 있는 자산도 2721억 원(해외 대체투자의 0.4%)에 달한다.
금리인하, 만기연장, 임대료 감액 등 투자조건 조정으로 당초 기대수익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자산이 1조 원(해외 대체투자의 1.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투자조건 조정은 코로나19 영향이 큰 오피스, 상가, 호텔 등 부동산 관련 투자에서 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체투자 현황을 유형별로 보면, 부동산 관련 투자가 24조 1000억 원(34.2%)으로 가장 많다. 사회간접자본(SOC) 20조 원, 기업 인수·구조조정 관련 투자 9조 3000억 원 등이었다. 투자지역은 미국이 26조 8000억 원(38.1%)으로 가장 많았고, 영국 6조 5000억 원, 프랑스 2조 7000억 원, 기타 유럽 6조 8000억 원 등이었다.
투자지역은 미국 26조 8000억 원(38.1%), 영국 6조 5000억 원(9.2%), 프랑스 2조 7000억 원(3.8%), 기타 유럽 6조 8000억 원(9.7%) 등 주로 선진국에 분포했다.
투자잔액의 68.3%(48조 1000억 원)가 2030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등 10년 이상 장기 투자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대체투자는 4조 4000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2조원은 부동산 관련 투자로 임대·매각 여건이 계속 악화될 경우 이익실현을 하지 못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감원은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높고, 내부통제가 취약한 보험사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해외 대체투자 부실이 쌓이면 보험사의 자산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지난해 일부 보험사가 해외 대체투자에 발목이 잡혀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금감원은 또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보험사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올해 상반기에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