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22일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측에 단체교섭요청서를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기사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측에 단체교섭요청서를 전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쿠팡에 △기본배달료 삭감 철회 △과도한 장거리 배달 개선 △안전배달료 도입 △사유 없는 해고 금지 △정확한 근무정보 제공 등 10가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쿠팡이츠의 배달기사가 20만 명을 돌파했지만 대다수는 영업용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고 때 피해를 보상받기 어렵다”며 “쿠팡이 대책 없이 이를 방치하고 있고”고 외쳤다. 또 쿠팡이 지난달 25일 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기본수수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추고 할증 체계를 세분화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아울러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며 배달기사를 독립계약자로 명시한 것과 관련해 “노동부가 인정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근거 없이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서비스지부 관계자는 “배민은 현재 배달기사에 대한 처우 등을 조정하고 있지만 쿠팡은 그렇지 않다”며 “이번 단체교섭 요구에 대한 쿠팡의 대응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서비스일반노조와 단체협상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우아한청년들은 서비스일반노조를 배송환경과 조건, 조합원의 안전과 배달기사의 인권 보호 등을 교섭하는 노동단체로 인정했다. 배달기사에게 물량이 중개될 때 그동안 관행적으로 배달기사가 내던 1건당 200~300원 수준의 배차중개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우아한청년들은 또 배달기사에게 건강검진비와 피복비를 지원하고 장기계약 할 경우 휴식지원비를 제공하기로 했다. 배달기사 대상 정기 안전교육을 의무화하고 날씨가 안 좋을 때는 회사 차원에서 배송서비스를 중지하는 방안도 합의했다.
앞서 일부 쿠팡 배달기사들은 지난 19일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위원회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쿠팡은 거래상 직위를 남용해 기본 배달료를 인하하면서도 노조나 배달기사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