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일 제주 감독은 K리그1 개막전에서 친정팀 성남을 만나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남기일 감독은 22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2021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친정팀 성남을 만나게 된 소감을 밝혔다. 남 감독은 옛제자이자 성남 주장 서보민을 향해 “보민아 반가워”라고 인사하며 입을 뗐다.
2020시즌부터 제주 지휘봉을 잡은 남기일 감독은 1년 만에 팀을 K리그2 정상에 올려 놓으며 승격을 일궈냈다. 앞서 남 감독은 2018시즌부터 2년간 성남 사령탑을 지낸 바 있다. 이번 시즌 성남 주장 서보민은 남기일 감독 시절부터 주장직을 맡은 선수다.
남기일 감독은 “오랜만에 성남에 가게 됐다(원정 경기로 성남 방문). 팬분들도 기다리실 것 같다. 성남에 대한 생각이 많았는데 이렇게 이뤄지니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개막전 대진을 이렇게 만들어주신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성남 구단에 대해서는 “지금은 팀이 달라졌다. 김남일 감독이 좋은 팀을 만든 것 같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성남에서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이번에 돌아가면 좋았던 기억들이 되살아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 성남 사령탑인 김남일 감독은 남 감독을 향해 가볍게 ‘디스’를 날리기도 했다. 지난 시즌 서보민이 장기간 부상으로 빠진 것에 대해 “남기일 감독이 훈련을 너무 많이 시켜놔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에 남 감독은 “서보민이 훈련 욕심이 많은 선수다. 본인이 잘 컨트롤 해야 하는데 김남일 감독이 멈추는 방법에 대해서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앞서 제주 유나이티드의 안현범은 전지훈련 취재를 온 뉴스 카메라를 향해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은퇴하고 싶다’는 농담을 해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안현범은 “웃기려고 한 것인데 진짜 방송에 나갈 줄은 몰랐다(웃음). 내가 지나쳤던 것 같다”며 “작년에 우승을 일찍 확정해 오래 쉬었기에 조금만 힘든 훈련을 해도 투정을 부렸다. 내가 과정해서 이야기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성남이 1부리그 잔류를 가까스로 확정짓고 김남일 감독이 눈물을 흘렸던 일도 화제에 올랐다. 당시 이를 옆에서 지켜본 서보민은 “김 감독님은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레전드다. ‘이런 분도 눈물을 흘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도 집에 가서 경기를 다시 보면서 펑펑 울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자연스레 눈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남일 감독은 남기일 감독을 향해 선전포고도 했다. 그는 “남기일 감독이 성남에서 좋은 추억이 많다고 하셨다. 이제부터는 성남에서 안 좋은 추억을 남겨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 성남, 제주에서 3번의 승격을 경험한 남 감독은 “이제 제주는 정상을 향해 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