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529호에서 열린 제384회 국회(임시회) 국토교통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재된 85만 5247건의 아파트 매매를 전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거래량의 약 4.4%인 3만 7965건이 등록 이후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1.9%인 1만 1932건은 당시 최고가로 등록된 경우였다.
서울의 경우 취소된 거래의 50.7%가 신고가였다. 특히 광진·서초구(66.7%), 마포구(63.1%), 강남구(63.0%)에서는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울산에서도 취소된 거래의 52.5%가 신고가였고 인천(46.3%)과 제주(42.1%), 세종(36.6%), 전남(33.5%), 대구(32.5%) 등도 취소된 거래 중 신고가 비율이 높았다.
천 의원은 이같은 사례를 아파트 실거래가 띄우기 행위로 의심했다. 천 의원은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년 전국 아파트 거래 취소 건수 중 신고가 비율이 3건 중 1건으로 나타났다. 이후 대부분이 이전 신고가보다 높은 가격에 계약이 진행됐다”며 “한 건의 허위 신고가 일파만파 신고가로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억 단위의 계약금을 손해 보면서까지 신고가 거래를 계약 파기 한다는 게 정상적으로 보기 힘들다”며 “거래 취소나 착오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 반대의 가능성도 충분해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저희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한 건만 거래돼도 단일 평형 가격을 결정한다”며 “과태료 규정만 있는 상황인데 정밀한 조사를 통해 의도적으로 이익을 위해 한 일이라면 수사 의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부에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이 있지만 2월 말부터는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으로 확대 개편된다”며 “부동산거래법안 통과되면 부동산거래분석원 만들어져 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토부는 이달부터 시세 조작을 위한 허위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거래가 취소될 경우 해제 일자를 공개하도록 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