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사진=일요신문DB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는 지난해 11월 JP모건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SK종합화학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SK종합화학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 중 49%를 매각하기 위해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묻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지분을 일부 매각하더라도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다. 합작법인(JV) 등을 설립해 경영권은 SK 측이 가지고, 상대 기업은 전략적투자자(SI)로 활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SK종합화학은 SK에너지와 함께 SK그룹 석유화학 부문 핵심 회사로 매년 10조 원대 매출을 기록해왔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4500억 원, 6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와 석유업계 불황 등으로 3분기까지 41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시장에선 SK종합화학 기업가치를 4조 원 안팎으로 평가한다. 계획대로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SK이노베이션은 약 2조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지분 일부 매각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딥체인지’와 관련이 있다. 최 회장은 2016년부터 사업구조의 근본적 혁신을 뜻하는 딥체인지를 경영화두로 제시하고 그룹 전반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해관계자들과 소통·공감을 통해 경영 신뢰를 높이는 일명 ‘파이낸셜스토리’를 기반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미래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말 파이낸셜스토리 추진과 ESG경영 실행력 강화를 위해 ‘그린밸런스2030’ 전략을 수립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자산과 매출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부문 등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 강화 전략 방침 아래 SK종합화학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며 “다만 아직 지분 매각 초기 단계로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