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를 모텔에 감금한 채 돈을 갈취하고 폭행과 고문을 한 10대들이 실형 및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23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공동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군(19)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공범인 B 군(19)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C 군(17)은 수원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됐다.
판결 내용에 따르면 A 군과 C 군은 지난해 6월 20일 오전 3시 29분 쯤 모텔비 등을 갈취하기 위해 피해자 D 군(16)을 서울 은평구의 한 모텔로 불러냈다. D 군은 C 군과 약 1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은 D 군으로부터 10만 원을 계좌로 송금받은 것도 모자라 같은 날 오전 4시 쯤 D 군을 모텔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어 D 군의 옷을 벗게 한 뒤 이날 오후 7시 30분까지 약 15시간 30분 동안 감금하고 폭행했다.
A 군과 B 군은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과 가슴 부위를 때리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적으로 시켰다. C 군은 커피포트에 있는 뜨거운 물을 피해자 가슴에 부었다. 이로 인해 D 군은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안면부 좌상 및 몸통의 2도 화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폭행 도중 “돈을 구해오라”고 협박해 D 군은 지인에게 빌린 5만 원과 자신이 가진 돈을 합하여 5만 172원을 A 군에게 송금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별다른 이유 없이 피해자를 공동 폭행하고 감금했고 돈을 갈취하기까지 했다”며 “피해자가 A 군과 B 군에 대해선 합의서를 작성해줬으나 법정 증언 내용을 보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C 군에 대해선 “소년법에서 정한 소년으로서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사건을 수원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B 군과 C 군은 지난해 6월 28일 오전 4시 쯤 마사지샵에서 나오는 51세 남성에게 “아저씨, 성매매 했지?”라고 묻고 피해자가 도망가자 뒤따라가 얼굴에 침을 뱉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돌려주는 대가로 2만 원을 빼앗기도 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