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와 저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 수요와 주식투자가 늘면서 지난해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1700조 원을 돌파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 1000억 원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에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 잔액을 더한 액수로, 지난해 4분기 수치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래 최대 기록이다.
가계 빚이 급증한 이유로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집값과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져 주택 매매와 주식투자를 위해 가계가 빚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4분기 기준 1630조 2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44조 5000억 원(2.8%) 늘었다.
주택 담보대출은 910조 6000억 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20조 2000억 원(2.2%) 증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19조 5000억 원)도 4분기에만 24조 2000억 원이나 늘었다.
판매신용은 95조 9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00억 원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