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사진)이 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직 발령으로 수사권을 갖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한명숙 전 국무총리(77)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임은정 연구관은 최근까지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들을 만나 거짓 증언을 강요했는지 등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화 한 켤레 장만한 듯 든든해”
임은정 연구관은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른 연구관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수사권이지만 저에게는 특별해 감사한 마음”이라며 “여전히 첩첩산중이지만 등산화 한 켤레는 장만한 듯 든든하다. 계속 가보겠다. 봄에게로”라고 적었다. 임 연구관은 몇 년 동안 검찰 감찰직 공모에 지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1월 SNS에 “감찰직 공모에 응하긴 했었는데 아쉽게도 좀 부족했나 봅니다”며 탈락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임 연구관 인사에 대해 법무부는 “감찰 업무의 효율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검찰청법상 검찰연구관은 지방검찰청 검사를 겸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검에서 일반 감찰연구관 중 검사 겸임 발령은 임 연구관이 유일하다.
#‘한명숙 사건’ 운명은 임은정 손에?
오는 3월 22일 한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이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선 해당 사건 수사팀의 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임 연구관이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으로 임 연구관의 수사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명숙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 9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1년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법정증언을 했던 최 아무개 씨가 지난해 4월 ‘수사 검사들로부터 거짓 진술을 강요받았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법무부에 제출해 당시 수사팀이 위증을 교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산하 인권감독관실은 지난해 7월 검사 등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무혐의 결론이 났다. 임 연구관은 2개월 뒤인 지난해 9월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이동한 뒤 이 사건 내용을 다시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임 연구관이 수사 권한을 얻으면서 검사들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