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열흘 붉은 꽃은 없다더니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중국바둑도 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중국 바둑전문기자인 체단주보 셰루이(謝銳) 기자는 최근 한국의 ‘우슬봉조 한국기원 선수권전’ 개최를 바라보며 중국 바둑계 현실을 짚어 눈길을 끌었다. 아래는 그의 글을 정리해 번역한 내용이다.
우슬봉조 한국기원 선수권전 로고.
한국기원이 새롭게 개최한 ‘우슬봉조 한국기원 선수권전’이 22일 개막한다. 대회는 모든 프로기사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이 대회의 총 규모는 2억 5000만 원이다. 우승상금은 5000만 원이며 준우승은 2000만 원, 3∼12위까지 모두 상금이 주어지고 예선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대국료가 있다.
평범한 뉴스지만 이는 중국 바둑계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한국은 근 몇 년 세계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 팬들을 실망시켰지만 다행히 스폰서들은 바둑을 외면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농심배, LG배, 삼성화재배 모두 정상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작년에는 농심배 특별이벤트도 개최돼 많은 바둑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국내기전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기전이 없으며 오히려 신규 기전이 추가됐다. 반면 중국은 사정이 다르다. 천부배와 신아오배 폐지가 확정됐고, 바이링배와 몽백합배도 난항을 거듭해 올해 정상적으로 열리는 세계대회는 춘란배 하나 정도일 것이다. 국내기전도 주춤하다 못해 개최하지 못한 대회가 많다.
가장 눈에 띄는 영향 중 하나는 많은 저단 프로기사들이 아예 바둑을 둘 수 없는 것이다. 아마추어로 은퇴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고단 프로들도 기량 유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세계대회 전적이 추락했다. 이는 기사들의 실력 저하로 이어져 2001년 이후 기사는 아직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 바둑이 세계 무대에서 다시 힘을 쓰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아직 중국이 한국을 압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진서의 돌출, 신민준의 세계대회 우승 관록, 박정환의 완강함이 위기를 불러온 것은 사실이다. 중국기원이 전체의 생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과거로의 회귀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