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 정보공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국회 정보위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 조태용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하태경 의원과 위원 조태용 의원은 2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의 불법사찰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DJ정부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의혹이 그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DJ정부가 출범한 1998년 2월부터 현재까지 도·감청 대상자 수와 사찰정보 문건 수 및 활동내역, 사찰 정보 청와대 보고 건수를 국정원에 요구했다. 또한 사찰 관련 미행 자료 및 보고서 등도 정보위에 제출하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불법사찰 정보 공개는 너무 많고 불가능하다”며 “어느 정부를 선택해서는 안 되고 항목별로 일괄 공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도·감청, 미행 등 가장 악성 정보를 우선해서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이 이명박 정부 이후 자료만 선택적으로 공개한다면 신종 정치개입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 정부위원 일동은 국정원과 민주당이 60년 흑역사 청산을 위해 모든 불법사찰에 대한 정보 일괄 공개와 정치개입을 그만둘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김경협 정보위원장이 지난 23일 2만여 명의 사찰 대상과 20만 건의 사찰 문건을 거론한 데 대해선 “국정원도 그 불법성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불확실한 정보로 연기만 피우고 있다. 불확실한 정보를 자꾸 흘리며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친이’ 실세로 통하는 이재오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대중 정권 때 도청 등 불법사찰이 제일 심했다”며 “내가 아는 한 MB정부 때 불법 도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MB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여권 공격에 대해서는 “정치적 공작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을 겨냥해 “해묵은 사찰 논쟁을 일으켜 부산시장 선거에서 이겨보겠다는 요물의 책동을 보면 참으로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