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자전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진=국토부 홈페이지
국토부가 지난해 2월 해제신고를 의무화 한 뒤 1년 간의 해제신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 간 호가조작 의심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이 중에는 특정인이 역할을 바꿔가며 다수의 거래에 반복적으로 참여한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일부 투기꾼들이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집값 뻥튀기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은 여러차례 제기된 바 있다. (집값 올리는 사다리?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어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건은 총 79만 8000건이고 이 가운데 해제 신고된 건은 약 3만9000건이었다. 단순실수 등으로 인한 재신고를 제외한 순수 해제신고는 총 2만2000건으로 전체 해제건의 56.6%였다.
특히 재신고 이력이 없는 순수 해제 건 중 계약시점 기준 신고가를 기록한 거래건은 약 3700건이었는데 이는 순수 해제 건의 16.9%였다. 결국 이들 계약 중 일부는 ‘최고 거래가’로 신고를 한 뒤 계약을 해제하는 이른바 집값 띄우기로 악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특정인이 다수의 거래에 반복적으로 참여하거나 특정 단지에 해제신고가 집중되는 등의 의심사례도 상당수 포착됐다. 가령 한 사람이 매도인·매수인‧중개사로 역할을 바꿔가며 최대 5회(36건)까지 해제거래에 참여한 것이다. 이처럼 특정인이 다수의 거래에 참여한 건은 전국 기준 9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순수 해제 건 대비 4.3%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신고가 신고 후 해제된 모든 건이 집값 상승을 목적으로 한 시장교란행위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면서도 특정인의 다수거래건에 대해서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국토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반과 한국부동산원 실거래상설조사팀은 일부 투기세력이 조직적으로 아파트 실거래가를 상승시킨 후 계약을 해제하는 방식으로 호가를 조작하는 실거래 허위신고 의심사례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기획조사는 매매계약 해제 시 해제신고가 의무화된 지난 2월 21일부터 지금까지 1년 간 이루어진 거래를 대상으로 한다. 조사 대상지역은 서울, 세종, 부산, 울산 등 신고가 해제 거래가 다수 이뤄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이 중심이다. 조사 기간은 오는 5월까지 3개월이다.
조사는 계약서 존재, 계약금 지급 및 반환(배액배상) 등 확인을 통해 허위로 실거래 신고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검토하며, 자금조달 과정에서의 탈세·대출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한다.
만약 거짓신고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 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조사과정에서 범죄 의심사례가 포착죄면 즉시 관할 경찰청에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