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불거진 그룹 빅뱅의 전 멤버인 승리(본명 이승현)가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경인 용인시 소재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는 26일 승리의 군사재판 11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오전 공판에서는 승리의 특수폭행교사혐의 증거 조사가 진행됐다. 공판에서는 사건 당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술집 안팎 CCTV 영상이 공개됐다.
군 검찰에 따르면 승리는 2015년 12월 해당 술집에서 지인과 술을 마시던 중 자신이 있던 방 문을 열어본 A 씨, 또 다른 손님 B 씨와 시비가 붙었고, 이를 유리홀딩스 전 대표 유인석 씨 등이 있던 단체 채팅방에 알렸다. 이에 유 씨는 자신이 알고 지내던 한 폭력단체의 조직원 C 씨를 불렀다. C 씨는 A 씨와 B 씨를 술집의 뒷골목으로 불러 욕설을 하고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위협적인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검찰은 1시간 20분 분량의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승리는 술집의 룸에서 한 여성 배우와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던 중 A 씨가 승리가 있던 방의 문을 열고 승리와 인사를 나눈 뒤 나간다. 이어 유 씨와 가수 정준영, 최종훈이 들어온다. B 씨가 술집 복도에서 승리 측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등장한다.
이어 유 씨가 술집을 드나드는 모습과 A 씨가 조폭으로 특정된 남성과 함께 이동하는 모습도 등장했다. 다만 승리는 룸 안에서만 모습을 드러냈다.
검사는 CCTV 영상에서 승리가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며 “누구한테 연락했는지는 승리만이 알 것”이라고 했다. 승리가 유 씨에게 폭행을 교사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술집 뒷골목 인근에 도착한 차량 가운데 한 대를 지목해 “조폭차량”이며 “조직폭력배 3명이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승리 측 변호인은 “해당 술집은 승리의 단골집으로, 일행 중 연예인이 있어서 독립된 룸으로 자리잡았던 것”이라며 “피고인이 친한 지인들과 송년회를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인 A 씨가 불쑥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 씨가 술을 마신 상태였고, 승리 앞에 있는 여배우를 힐끔거렸다. 모르는 사람이 술을 먹고 비틀거리며 벌컥 들어오는데 누가 좋아하겠나”며 “승리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상황이 아니었으나 연예인이기 때문에 구설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A 씨를 웃으며 달랬다. 하지만 A 씨가 초면에 다소 무례한 행동을 계속 해 빨리 자리를 떠나려 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원으로 지목된 인물들에 대해서는 각각 술집 사장과 경호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승리)은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C 씨의 이름도, 얼굴도 모른다. 공동정범과 연관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C 씨도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휴대전화를 만진 것도 ”누군가에게 꼭 연락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이 그러듯 무의식적으로 이유 없이 만지작거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향후 공판에서 사건의 피해자 A 씨와 B 씨 그리고 관련자인 유인석과 C 씨 등에 대한 증인 심문을 하기로 했다.
한편 오후 공판에서는 정준영이 증인으로 출석해 승리의 성매매 알선 및 성매매, 특수폭행교사 혐의 등에 관한 심문을 받을 예정이다. 정준영은 집단성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 형을 확정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