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다큐온
농사지으면 예술과 문화생활은 포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벗어던지게 한 농사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성악가에서 고구마 농부로 변신한 이가 있다. 전남 무안에서 베토벤이라 불리는 한영만 씨(54)다.
중국에서 합창지휘 교수로 잘 나가던 한영만 씨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렇게 2년간 병간호를 하고 아버지를 편히 보내드린 한영만 씨에게 누군가 고구마 농사를 권했다.
무안에서 유기농 고구마 농사로는 첫 손가락에 꼽히는 김기주 씨(66)였다. 평소 노래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김기주 씨는 그렇게 한영만 씨와 인연을 맺었고 두 사람은 고구마 농사꾼들로 이뤄진 ‘예농중창단’을 꾸렸다.
김기주 씨는 자신의 집 옆에 음악당을 지을 만큼 중창단에 열정을 보였고 덕분에 이들은 양로원이나 복지관 등 여러 기관에서 초빙할 정도로 합창 실력을 쌓아갔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전면 중단된 상태. 중창단원들은 그 아쉬움을 온라인 공연으로 담아 마을 사람들에게 전했다.
유기농법으로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농부들의 모습과 귀농을 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한영만 씨의 이야기가 눈 내리는 무안의 겨울 풍경과 어우러져 펼쳐진다.
또 내레이션을 배우 손현주 씨가 맡아 개성 있고 정감 있는 목소리로 더욱 감동을 배가시켰다는 후문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