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촉구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날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 판결 받을 필요 있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의 금전배상보다 과거에 대한 사죄 및 책임인정을 원하고, 이를 위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를 폄훼한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에 대해 “일본이 강제로 끌고 가고, 인권을 침해했다는 증거는 너무나 많다”며 “정부가 직접 대응해야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무시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앞서 지난 2월 17일 하버드대 학생들이 주최한 원격 세미나에서 “절대 신경 쓰지 마라”며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위안부 문제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이용수 할머니의 의견을 청취한 뒤 “추진하고자 하시는 일들에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정 장관은 지난 2월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논문은 잘못됐지만 이 논문에 정부가 대응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바로 대응하는 게 적절한지”라며 의문을 나타내는 발언을 했다. 또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ICJ에 제소해 달라고 건의한 데 대해 “외교부 소관이라 외교부가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언급했다.
한편, 램지어 교수는 대표적 전면기업인 미쓰비시가 조성한 기금으로 임용된 ‘미쓰비시 일본법학 교수’다. 램지어 교수는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 ‘위안부의 진실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며 위안부 피해에 대해 자발적 매춘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에서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철회하라는 집회가 잇따라 열리며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