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박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 폐지하고 법무부 산하에 수사청을 신설하는 법안 처리를 계획하고 있다. 3월 초 수사청 법안을 발의하고 올해 상반기 중 국회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윤 총장은 2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불이익을 주고 압력을 넣어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이제는 일 자체를 못하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원칙대로 길을 계속 뚜벅뚜벅 걸었더니 아예 포크레인을 끌어와 길을 파내 없애려 한다”고 반발했다. 윤 총장은 이어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야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수사청 관련 법안은 아직 발의 단계지만 윤 총장의 이날 발언이 도화선이 되며 정치권 공방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위의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검찰 수사권 폐지로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면 부패가 창궐할 것이라는 윤 총장의 호소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수사청 신설 이슈가 재보궐선거와 무관함에도 안 후보가 윤 총장에 공감한 것은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을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심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사청 신설 이슈가 정치권 현안으로 떠오르면 안 후보 외에 다른 후보들 역시 이에 가담해 재보궐선거의 핵심 의제가 될 수 있다.
야권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중수청 설치는) 헌법상 삼권분립 파괴일 뿐 아니라 완전한 독재국가, 완전한 부패국가로 가는 앞잡이기구를 만들겠단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윤 총장의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정권과 검찰의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조짐”이라며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시스템을 국회의 거수기들을 이용해 갈아엎으려는 시도에 대한 저항”이라고 평가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