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작곡가 구혜선이 뉴에이지 앨범 ‘숨’ 시리즈의 네 번째 앨범 ‘숨4’로 돌아왔다. 사진=미미엔터테인먼트 제공
2일 오후 12시 발매된 ‘숨4’는 기존 발매했던 구혜선 작곡의 가요곡들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해석해 제작한 앨범으로 타이틀 곡 ‘행복했을까’를 포함해 총 8곡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행복했을까’는 지난 2020년 12월 세상을 떠난 그의 반려견 순대를 생각하며 작업한 곡으로 비슷한 경험이 있는 리스너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 눈길을 끈다.
이하는 구혜선과의 일문일답 전문.
―6개월 만의 앨범 발매에 대한 소감은.
‘‘숨4’는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숨’ 시리즈의 4번째 앨범입니다. ‘삶과 죽음’을 주제로 만든 앨범이고, 기존에 발매 했던 가요곡들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해석해서 만들었어요. 전에는 파스텔로써 서정적으로 담았다면 지금은 흑색 같은 강렬한 색을 담아낸 것 같아요. 소감은 언제나 설레고 기쁘고 기대돼요.“
―발표했던 곡들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해석해 발매한 이유가 있다면.
”가요곡들은 원래 가요이기 이전에 뉴에이지 곡으로 만들려고 했던 음원들이었어요. 좀 더 대중화 작업을 위해서 가사를 넣어 발매하였던 곡들인데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서 지금의 나를 표현해 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재해석하게 되었어요.“
―벌써 ‘숨’ 시리즈로 네 번째 앨범이다. 작업을 꾸준히 쌓아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있는지.
”아무래도 음악 작업은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복잡하게 들어오는 감정들과 거기서 발생되는 생각들을 어떻게든 밖으로 꺼내고 풀어내야 내가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의지가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언젠가 이런 기복들이 안정화되면 아마 작업을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타이틀 곡 ‘행복했을까’를 타이틀로 선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반려견 순대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고 했는데.
”‘행복했을까’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어요. 가사가 있는 곡에서의 ‘행복했을까’는 ‘그때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행복했을까?’라는 과거를 자책하는 의미였다면, 지금의 ‘행복했을까’는 반려견 순대가 세상을 떠나게 되고 나서 했던 질문들이었어요. ‘그 아이는 나랑 함께했던 시간 동안 행복했을까, 너는 언제가 가장 행복했을까?’ 하고요. 순대가 행복해하던 순간들을 떠올렸더니, 아기가 목욕하고 개껌을 씹다가 잠든 장면들. 만져주니 좋아하다 잠든 장면들 처럼 잠들어 있는 장면이 계속해서 생각났어요. 지금도 잘 잠들어 있다고 생각하고 음악을 들으니 편안해졌어요. 그리고 오케스트라 작업의 완성도가 높아서 타이틀곡으로도 선정하게 됐죠.“
타이틀 곡 ‘행복했을까’는 지난 2020년 12월 세상을 떠난 구혜선의 반려견 순대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다. 구혜선은 이 곡이 비슷한 아픔을 겪은 리스너들을 위로하는 곡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미미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이틀 곡 외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곡과 그 이유를 꼽는다면.
”‘death’라는 곡이 애착이 가요. 곡에 서사가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안에 좌절돼 다시 일어남이 있거든요. 일어나는 느낌이 희망적이라기보다는 처연해서 아름다운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애착이 가요.“
―이번 앨범의 주제는 삶과 죽음이다. 본인에게 삶과 죽음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삶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지만 죽음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자 삶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삶과 죽음의 의미는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을 통해 리스너들이 어떤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는지, 구혜선의 어떤 마음에 공감해줬으면 하는지.
”제가 가장 사랑한 가족인 반려견을 떠나보내며 느낀 것은 ‘죽음은 또 다른 시작일 테니 죽음을 용서하자’는 것이었는데요. 죽음은 삶의 연속이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화해하자는 의미를 담았어요. 저와 같은 아픔을 겪으셨던 분들이 이 음악을 통해서 그 경계를 화해시키고 용서하길. 또 그런 쉼을 가지시길 바라요.“
―최근 예능 등 방송 출연을 활발하게 이어가는 중이다. 방송에 자주 나오게 된 이유나 앞으로 나오고 싶은 방송이 있는지.
”전시나 음원 등 제가 활동하는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출연한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단 초대받은 곳으로부터 제게 주어진 역할을 자연스럽게 해내려고 한 것 같아요. 지금의 저를 이야기하고 또 성장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같이 성장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게 된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모습으로 뵐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제가 기획하고 있는 영화가 있는데 그 안에서 제가 직접 연기를 할 수도 있을지 몰라요. 어떤 것이 우선될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인사 드리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대와 응원 부탁드려요.“
―향후 활동 계획은.
”3월 20일 부터 8일동안 예술의 전당에서 제 뉴에이지 음악과 서태지 님의 가사를 융합한 영상 전시를 계획하고 있어요. 우선 전시로 먼저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