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정세균 국모총리 주재 수소경제위원회 참석 전 간담회를 갖고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 수소경제에 2030년까지 43조 원 투자된다
정부는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를 개최했다. 수소경제위원회는 8개 관계부처 장관과 산업계·학계·시민단체 등 분야별 최고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대한민국 수소경제 컨트롤타워다. 지난 2월 5일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이 시행됨에 따라 정식 출범하게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수소법 시행을 계기로 국민과 기업, 정부가 힘을 모아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반에 걸쳐 균형 있는 수소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며 “에너지·철강·화학·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2030년까지 43조 원 규모의 수소경제 투자 계획을 마련해줌으로써 수소가 시장경제의 주류로 나아가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천광역시, 인천광역시 서구청, SKE&S, 현대차는 ‘인천 수소산업기반 구축 MOU’를 체결했다. 향후 인천이 바이오·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SK·현대자동차·포스코·한화·효성 등 5개 그룹과 중소·중견기업들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 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SK는 연간 3만 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액화수소 생산·출하시설 구축을 추진한다. 2023년부터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수소차 20만대에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세균 총리는 “정부도 수소경제의 기본이 되는 수소를 공급하기 위해 액화수소 생산-운송-활용 전반을 아우르는 일괄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액화수소 안전기준 마련 등 제도개선을 조속히 추진해 민간 투자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수소 모빌리티 △수소 생산·유통인프라 △핵심기술 개발 △수소시범도시 등에 작년보다 40% 증가한 8244억 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천·새만금·울산 등의 지역에는 바이오·그린수소, 모빌리티, 연료전지 등 분야별 특화된 수소산업 집적화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는 등 지역과 함께 자생력 있는 수소생태계 구축 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수소충전소는 현재 73기에서 연말까지 180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지정된 ‘수소산업 진흥·유통· 안전’ 3개 수소경제 전담기관은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은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술이전·제품인증·시제품제작·판로개척 등의 지원을 맡았다. 수소산업 통계시스템도 구축한다.
한국가스공사는 수소공동구매 등을 통해 수소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수소튜브트레일러를 구매해 충전소에 저가로 임대하여 충전소 운영 여건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오는 2022년 2월 수소법 시행에 대비해 상세한 수소제품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액화수소생산·충전소 보급에 발맞추어 액화수소 안전기준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수소충전소 인근에 수소의 친환경성과 안전성을 홍보·교육하기 위한 수소체험박물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청‧기업‧단체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인근의 수소충전소, 연료전지발전소 등 수소 관련 시설과 연계해 다양한 수소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할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민과 기업, 정부가 힘을 모아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반에 걸쳐 균형 있는 수소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차 제공
#정의선·최태원 회동…수소 생태계 협력 강화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소경제위원회 참석 전 간담회를 갖고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두 그룹은 수소가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탄소 중립 달성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데에 공감하고,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이날 회동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이어 수소 사업으로까지 파트너십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수소전기차 1500여 대 공급 △수소 및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 설립 추진 등 수소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인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SK그룹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차량 1500여 대를 현대차가 생산한 수소전기차로 점차 전환한다. 수소와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은다. 올해 말까지 인천·울산 지역의 물류 서비스 거점인 SK내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1기씩 설치하고 전국 SK 주유소 등에 수소 충전소와 전기차 급속 충전기(200kW급)를 설치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SK그룹은 포스코그룹과 함께 국내 기업간 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 설립을 상반기 중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국내 기업의 수소 사업 역량 강화와 사업 영역 확대 등을 통해 진정한 수소사회 구현을 견인하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 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 사회의 실현을 한 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