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이프릴의 전 멤버 이현주의 활동 당시 왕따, 괴롭힘 논란과 관련, DSP미디어가 이현주와 그의 가족, 지인들에 대한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사진=DSP미디어 제공
글쓴이는 3일 새벽 네이트판에 올린 두 번째 폭로글을 통해 전날 DSP미디어 측이 내놓은 첫 번째 공식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DSP미디어는 “이현주는 데뷔 확정 후 본인의 체력적, 정신적 문제로 인해 팀 활동에 성실히 참여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당시는 이현주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유발된 갈등들로 다른 멤버들 또한 유무형의 피해를 겪었다”라며 이현주에게 문제가 있음을 에둘러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누나는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다 데뷔 직전부터 왕따를 당했기 때문에, 연기자를 원해 (아이돌을) 안 한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따돌림으로 인해 못하겠다고 소속사에 말했었다”며 “(소속사로) 돌아가면 멤버들의 괴롭힘이 조금은 나아질 거라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고 오히려 전보다 심해져 있었다. 이미 자신의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과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안식처 또한 하나도 없던 답답한 그 상황을 스스로 견디다 보니 몸에 이상 증세가 많이 나타났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호흡곤란과 불안장애 등을 겪던 이현주가 쓰러지기까지 했으나 멤버들과 매니저가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고 쓰러진 그를 그대로 놔두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DSP미디어나 현 에이프릴 멤버 양예나의 친언니 등이 주장한 “이현주로 인해 스케줄에 차질이 생겼다”의 이유가 여기 있었다는 것.
글쓴이는 이어 “회사는 ‘정황이나 상황 판단으로 어느 누구를 가해자나 피해자로 나눌 수 없다’ 하셨는데 절대 이건 아니다. 따돌림, 괴롭힘 이 모든 걸 회사에 누나는 여러 번 이야기 했다”며 “모든 걸 구구절절 다 이야기하고 싶지만 조금의 죄책감이 있다면 에이프릴 멤버 분들은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 다 알거라 믿는다. 그러니 제발 인정하고 사과해 달라. 분명하게 가해자와 피해자는 갈린다”며 호소했다. 즉, 글쓴이의 주장대로라면 DSP미디어는 에이프릴 내에서 발생한 이현주에 대한 괴롭힘과 따돌림을 정확히 인지한 상태에서도 그룹 활동을 강행시켰다는 이야기가 된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DSP미디어의 법적 대응을 두고 “최악이지만 소속사 입장에선 최선의 수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DSP미디어 제공
이현주의 에이프릴 활동 초기부터 탈퇴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상황이 다소 불합리해 보였다는 것은 당시 팬덤 내부에서도 제기되던 의혹이었다. 건강상의 이유와 연기자로서의 활동 전향으로 인해 팀을 탈퇴한다고 밝혔으나 탈퇴 이듬해인 2017년 아이돌 재데뷔 프로그램인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더 유닛’에 출연하고 이를 통해 프로젝트 그룹 유니티로도 활동한 것을 두고 “소속사의 입장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에이프릴 그룹 내부에서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문제 멤버’로 지적된 이현주를 탈퇴시킨 후 다른 그룹으로 활동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것.
특히 이번 폭로가 나온 뒤부터는 연예 정보 교류로 유명한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타고 에이프릴 활동 당시 이현주에 대한 다른 멤버들의 따돌림, 괴롭힘 추정 영상이 유포되면서 이 같은 의혹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영상에는 멤버들이 이현주가 단독으로 마이크를 잡아 멘트를 하거나 무대 중앙에서 춤을 출 때마다 일부러 방해하거나 노려보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토대로 대중들은 괴롭힘과 따돌림 가해자로 지목된 에이프릴의 멤버들, 특히 브랜드 광고 모델과 드라마 출연 등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이나은에 대한 활동 중단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이나은이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동서식품은 이번 이슈가 불거지면서 당초 계약기간보다 일찍 이나은의 광고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DSP미디어의 이현주와 그 가족, 지인에 대한 법적 대응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최악이지만, 소속사의 입장에서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현재 이현주 관련 폭로에서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전소민(전 에이프릴 리더이자 현 DSP미디어 소속 혼성그룹 KARD의 멤버)과 이나은인데 둘 모두 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DSP미디어로써는 현재 활동 중인 그룹이 둘밖에 없는데 두 그룹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만큼 중대한 이슈가 터진 상황이다. 폭로 내용을 일부라도 인정하게 되면 그룹 자체가 무너질 수 있으니 ‘모르쇠’가 아니면 강경 법적 대응 외에는 선택할 게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