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박혜수 주연의 드라마 ‘디어엠’은 지난 2월 26일 방영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사진=KBS2 제공
가장 최근 불거진 지수의 학폭 논란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배우 지수는 학교폭력 가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김지수와 서라벌중학교를 같이 나온 동문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김지수(지수의 본명)는 지금 착한 척 그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TV에 나오고 있으나 그는 학폭 가해자, 폭력배, 양아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당시 또래보다 큰 덩치를 가진 김지수는 2007년 중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일진으로 군림하며 학교에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이 글쓴이는 “저는 김지수와 일진들에게 2008년 중3 때 괴롭힘을 당했다. 괴롭힘이란 단어로 모든 걸 정의하기엔 부족하다. 왕따, 폭력, 협박, 모욕, 욕설 등 온갖 학폭을 당했다”며 “제가 바라는 건 보상도 아니고 사과도 아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사과 따윈 필요 없고 그게 진심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다. 김지수 씨, 하고 싶은 게 연기라면 해라. 다만 그 이름 앞에 ‘학교폭력 가해자’ 지수라는 타이틀은 평생 가슴에 품은 채 살아라”고 폭로 배경을 밝혔다.
그의 폭로글에는 또 다른 학폭 피해자들이 나타나 댓글로 피해 사실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수에게 일방적인 구타를 당했다는 피해자나, 그가 다른 학생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시비를 걸거나 이유없이 때리고 욕하는 모습을 본 목격자라고 밝힌 네티즌들이었다. 이 폭로 가운데는 “지수가 남자애들을 대상으로 성폭력도 일삼았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대중들을 경악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을 한 네티즌은 “만일 법적대응까지 가게 된다면 그 친구(피해자)랑 통화하면서 녹음한 자료도 있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제까지 불거진 연예계 학폭 이슈 가운데 가장 심각한 가해가 된다.
박혜수와 마찬가지로 지수의 경우도 다수의 피해자가 그의 학폭 가해를 폭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KBS 제공
이 같은 주연 배우의 논란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달이 뜨는 강’ 측은 “현재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 검토 중”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이제까지 주연 배우의 일신상 문제나 부정적인 이슈 등으로 방송 중간에 교체된 사례가 종종 있었기에 만일 지수와 관련한 이슈가 사실이라면 배우의 교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가장 최근 사례 중에는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주연인 배성우가 음주운전 논란으로 종영 4화를 앞두고 정우성으로 교체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달이 뜨는 강’이 이미 대부분의 분량을 촬영한 상태라는 것. 더욱이 박혜수의 사례처럼 아예 방영 직전에 논란이 터진 것이 아니라 이미 6회까지 공개됐기 때문에 이번 논란의 진실이 가려질 때까지 방송을 중단하기에도 애매한 처지다. 또 주연 배우의 교체를 하나의 코믹 요소로 삼아 부드럽게 넘어갔던 ‘날아라 개천용’과도 달리, 로맨스 사극의 남주인공이 중간에 교체된 것을 두고 시청자들의 호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KBS로써는 비교적 빠르게 대처했던 지난 학폭 이슈와는 달리 이번 논란에서는 ‘진퇴양난’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BS 측과 ‘달이 뜨는 강’ 제작진은 오는 4일부터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수는 2015년 MBC 드라마 ‘앵그리맘’으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으며 이듬해인 2016년 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왕정 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다. 이어 JTBC 드라마 ‘힘쎈 여자 도봉순’의 인국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의 윤태오 역으로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