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찰에 따르면 군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 전 하사가 이날 오후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출동한 119구급대가 발견했다. 사진=연합뉴스
3일 경찰에 따르면 변희수 전 하사가 이날 오후 5시 49분쯤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출동한 119구급대가 발견했다. 상당구 정신건강센터 측에서 상담자로 등록된 변 전 하사가 지난 2월 28일 이후 연락이 안 돼 소방서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희수 전 하사는 2019년 11월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같은 해 12월 부대에 복귀했다. 당시 그는 복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군은 의무조사를 통해 변 전 하사에게 심신장애 3급을 판정한 뒤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해 이듬해 1월 강제전역시켰다. 육군본부에 따르면 변희수 전 하사는 군인사법 제37조 제1항 1호에 따른 심신장애로 인해 현역복무가 부적합한 자다. 군 당국은 자신의 성을 확정하는 것을 심신장애라고 판단한 것. 변 전 하사는 군 병원에서 음경 훼손 5등급, 고환 적출 5등급 장애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지난 1월 변희수 전 하사에 대한 육군의 강제전역 처분이 부당하다며 육군에 취소를 권고했다. 또 국방부 장관에게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인권위는 “자신의 신체와 성정체성 일치를 목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사람을 심신장애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신체적 측면에서 볼 때도 검증된 의학적 수술을 스스로 선택한 것을 신체 훼손, 기능장애, 기능상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또 “(군은) 변 전 하사가 성전환 수술로 현역 복무를 하지 못할 정도로 전투력이 상실되었음을 전혀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변 전 하사의 보직인 전차조종수에 이미 다수의 여성 부사관이 근무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전환 수술과 복무적합성 간의 상관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도 “국방부는 지금이라도 권고를 수용해 부끄러운 과오를 씻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육군 관계자는 “인권위 판단은 존중하나 변 전 하사에 대한 전역 처분은 관련 법규에 의거해 이뤄진 적법한 행정처분이었다”며 “현재 (전역 처분 취소)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