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의 산야 얀코비치는 레드, 화이트, 로제 등 다양한 종류의 와인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물감 대신 와인을 사용하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는 색은 붉은색이나 분홍색, 보라색 톤으로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그의 그림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가령 와인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 또한 숙성되기 때문에 세월과 함께 그림이 차차 변하는 것이다.
‘와인’과 ‘아쿠아렐레(수채화)’를 합쳐서 ‘와인렐레’라고 이름 붙인 이 예술 형태에 대해 얀코비치는 “캔버스에서 와인이 계속 숙성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림이 어떻게 변해갈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를 가리켜 얀코비치는 그림이 ‘숙성되는’ 과정이라고 부른다.
또한 그는 “발효와 산화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은 점차 붉은색과 보라색에서 적갈색으로 변한다. 비록 표현할 수 있는 색상 범위는 제한되어 있지만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색을 표현해내기 때문에 색다르고 흥미롭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처음에는 국내 와인부터 수입 와인, 그리고 메를로부터 론 리슬링까지 모든 종류의 와인을 닥치는 대로 사용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와인 종류에 따라 캔버스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그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거듭했다. 가령 다양한 와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원하는 톤을 만들 수 있는지 공부했다.
지난 6년 동안 얀코비치는 자신이 개발한 ‘와인렐레’를 사용해 ‘왕좌의 게임’ 캐릭터부터 모나리자, 마릴린 먼로 초상화, 동물화, 풍경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그리고 있다. 출처 ‘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