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전경. 사진=연합뉴스
3월 상하이시 자연자원국, 주택관리국, 주택 및 도시와 농촌 건설 관리위원회는 공동으로 ‘상하이시의 부동산 시장 관리를 강화하는 통지문’을 발표했다. 여기엔 7가지 조치가 담겨 있는데, ‘날뛰고 있는’ 집값을 안정시키는 게 목표다. 이를 두고 옌웨진 싱크탱크센터 연구총괄은 “상하이 주택문제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연구원 장보 분원장도 “이번 발표가 집값과 땅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확실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첫 번째는 주택 판매 제한 실시다. 분양받은 신축 아파트는 계약서 작성 후 5년이 지나야 양도할 수 있도록 했다. 투기성 아파트 계약을 막으려는 취지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아파트 추첨 과열 현상을 막는데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옌웨진 연구총괄은 “매매 제한은 아파트 가격을 냉각시킬 것”이라고 점쳤다.
둘째, 집값과 땅값의 연동 메커니즘을 구축한다. 부동산 업체들의 비이성적인 토지 수용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상하이에선 “밀가루보다 빵이 비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토지에 비해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이 조치에 따라 토지의 주택가격 조회 결과, 이성적인 가격경쟁을 위한 서약서를 토지양도 계약에 포함시켜야 한다. 토지 가격에 비해 비상식적으로 높은 주택 가격을 책정하는 업체에 대해선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옌웨진 연구총괄은 “토지가격을 제한하면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업체는 이런 정책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이성적 가격이 아닌 고가를 제시할 경우 후속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큰 구속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셋째, 아파트 가격에 대한 기록 관리를 엄격히 한다. 담당 공무원들이 주체적으로 가격 관리 책임을 지고, 개발업자로 하여금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내용이다. 또 주택 관리부서는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아파트의 경우 단호하고 과감하게 줄이도록 했다.
상하이의 고층 건물. 사진=연합뉴스
넷째,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거래 관리를 강화한다. 주택 거래 등록 제도를 최적화하고, 주택 거래 시 기록된 데이터 등을 관련 부서 등이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빅데이터로 만들어 주택 검열에 활용한다. 또 특별검사를 통해 세금 징수, 주택 구입자금 검증 등을 감독한다.
다섯째, 택지 공급 관리를 강화한다. 택지 공급 계획과 관련된 정보를 신속하게 공표하고, 택지 공급을 최대한 늘릴 계획이다. 택지 공급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높은 프리미엄을 방지하고, 비이성적인 토지 취득이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지문엔 “땅을 잡다”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여섯째, 부동산 중개 관리를 한층 강화한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플랫폼 관리 감독을 정비하고, 중고 주택 가격 등을 규격화한다. 당국의 검사를 거치지 않으면 주택 거래 정보를 게시할 수 없다. 부풀려진 가격표시, 투기, 시장 교란 등의 행위를 끝까지 엄정하게 조사해 파헤친다.
리위자 광둥성 주택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개발업체들은 연합하여 주택 가격을 책정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중개인과 구매자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볼 수 없어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론 기업의 주택 구매를 엄격히 규제하도록 했다. 신축 아파트는 물론 기존에 지어진 주택들까지 포함해서다. 기업이 갖고 있는 주택들을 다시 거래하는 것도 제한했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개인이 기업보다 먼저 살 수 있다. 일부 투기꾼들이 회사를 등록해 주택을 구매하는 ‘꼼수’를 막기 위한 조치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주택을 구입한 후 매매 기간이 제한되기 때문에 단기 매매를 통한 시세 차익이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주택 구매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기업들이 자행해온 주택 강탈을 감소시킬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