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변창흠 국토부교통부 장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4일 열린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브리핑’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변창흠 장관은 지난 4일 온라인 대국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조사결과 위법이 확인되는 경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이를 제도화하겠다”고 사과했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1만 4000여 명에 달하는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변 장관의 또 다른 발언이 논란이 됐다. MBC의 보도에 따르면 변 장관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사과했지만 “신도시 개발이 안 될 줄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수용은 감정가로 매입하니 메리트가 없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토지수용이란 특정한 공공사업에 제공하기 위해 법률에 정한 절차를 거쳐 강제적으로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가 토지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 토지보상비는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변 장관의 발언은 LH 직원들이 신도시 지정이 아니라 민간 개발을 예상하고 땅을 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LH 직원들을 두둔하는 옹호성 발언으로 비칠 수 있다.
더욱이 변창흠 장관은 이번에 문제된 직원들의 땅 매입이 이뤄지던 시기 LH 사장에 재임 중이었기에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야당은 변 장관의 사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변 장관은 주무장관으로서 각종 개발정책을 지휘해서는 안 된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변창흠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을 불러 질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조직을 두둔하는 듯한 언동은 절대 안 된다”며 “사안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갖도록 요구하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