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춘 변호사가 “잘못된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문을 전주시가 바로잡아야 한다”며 공공개발 통한 공공성 회복을 촉구했다.
[일요신문=전주] 이덕춘 변호사(법률사무소 한서 대표)는 그늘진 곳의 우리 이웃을 위해 앞장서 ‘동네 변호사’로 명성을 날리는 인물이다. 지난 21대 총선에 출마해서 센세이셔널한 공약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법원 호남 이전과 대한방직부지 공공개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중 대한방직 공공개발은 총선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크게 어필하지 못했지만 최근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문의 비판하는 대안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옛 대한방지부지의 공공개발론자인 이 변호사에게서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문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들어봤다.<편집자주>
▲ 전주시 옛 대한방직 공론화위원회가 2월 25일 최종 권고문을 전주시에 전달했다. 평소 공공개발 방식을 주장해 온 터라 상당한 괴리감을 느꼈을 것 같다. 권고문을 어떻게 보았는가?
“대한방직부지 개발방안을 담은 시민공론화위원회 권고안이 개발사업자의 입장에 충실하고 전주시민의 뜻과 괴리되어 있다. 권고안은 서부신시가지가 안고 있는 도심의 과밀화와 교통 혼잡, 지역상권의 쇠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부재하고 사업자의 개발안과 크게 다를 바 없어 시민의 불편과 희생을 담보로 개발사업자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을 뿐이다”
“설사 전주시가 권고문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공공용지 환수비율을 높여 시민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공론화위원회 환수 권고안 40%는 서부신시가지 평균 감보율 59.9%에도 미치지 못할뿐더러 당초 대한방직부지 상업용지 전환에 적용했던 감보율 79.9%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 무엇이 문제인가? 바람직한 개발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도시개발의 성패는 미래의 성장 동력 확보에 있다. 세계적인 팬더믹인 코로나시대를 관통하는 현 시점에서 부풀려진 개발수요를 근거로 초고층타워 같은 산업화시대 아이템에 집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대단히 후진 발상이다. 도시개발은 전주시 미래 100년을 내다보고 시민들이 숨 쉬고 활동하기 쾌적한 공간을 확보해 도시민의 편익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미래지향적이고 시민친화적인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전주시가 개발의 주체가 돼야 한다. 대한방직부지의 공적 개발은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공공성이 가미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방송, 영상 바이오, 헬스 등 다양한 콘텐츠와 연계한 IP기술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 유통 등 융복합 생태계를 구축하는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유치와 R&D혁신 플랫폼단지 조성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문에 대해 전주시의 수용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주시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대한방직부지는 미래세대를 위해 전주시에 남겨진 유일한 땅이다. 공론화위원회가 시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개발사업자에 편승한 바람잡이 역할을 자초했다면 전주시가 바로잡아야 한다. 전주시에게 토지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시민의 복리와 편익에 기여할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부지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라도 공공용지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공론화위원회의 전모가 드러난 이상 이제 전주시가 나서서 도시개발을 책임지는 의사결정 주체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전주시는 시민에게 부여받은 책임과 의무를 외면하지 말고 개발 일변도의 획일화된 정책에서 벗어나 전주시를 사람이 숨 쉬고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토지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로부터 빌려온 것이다’라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전주시는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대한방직부지가 전주시에 남은 마지막 공공재라는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시민을 위한 공공용지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