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 용문산사격장 이전 합의각서 체결 과정에 장영달 前 국방위원장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 해 11월 23일 개최된 ‘사격장 폐쇄 촉구 집회’에서 정동균 군수가 “사격장 폐쇄”를 선언하고 있다.
[일요신문=양평] 국방부와 용문산사격장 이전 합의를 이끌어 낸 정동균 양평군수가 “이번 합의각서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장영달 前 국회 국방위원장(72, 4선의원)의 도움이 많았다”고 최근 밝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양평이 지난 9일 용문산사격장 이전 합의각서 체결로 들썩이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합의각서 체결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용문산사격장 이전을 한목소리로 쏟아 내고 있다.
정동균 양평군수는 2018년 6.13 지방선거 유세 당시 ‘용문산사격장 이전’과 ‘송파-양평 고속도로 개통’을 공약으로 내걸고 “임기 내 2가지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 군수는 취임 이후 ‘용문산사격장 이전’ 임기 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회의장 등 국회와 국방부 등 정부 유관기관을 방문하는 한편, 장영달 前 국방위원장(4선 의원)과도 긴밀히 교감하며 매달렸다.
이런 와중에 지난 해 11월 19일 대전차 미사일 현궁 추락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정 군수는 20일 사격장 즉각 폐쇄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23일 양평 용문산 사격장 폐쇄 범국민 대책위원회와 함께 ‘사격장 폐쇄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양평군의회 등 정치권은 물론 지역 시민단체와 장영달 前 국방위원장 등이 참석한 이날 규탄 집회에서 정동균 군수는 “군수로서 군민 안전을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오늘 이후로 용문산사격장을 비롯해 양평관내 모든 사격장의 훈련을 반드시 막겠다”면서, 강력 투쟁을 선언했다.
결국 정 군수와 범대위는 이날 집회와 동시에 ‘용문산사격장’ 진출입로 2곳을 폐쇄했다.
지난 해 11월 23일 개최된 ‘사격장 폐쇄 촉구 집회’에 참석한 장영달 前 국방위원장(사진 오른쪽)과 최재관 민주당 지역위원장.
군민의 원성이 극에 달하자 장영달 前 국방위원장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기무사 개혁TF 위원장을 맡는 등 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장 前 국방위원장은 그동안의 정치 인맥을 바탕으로 정부와 여당, 국방부, 육군참모총장 등을 만나 사격장 폐쇄 정당성을 강조하며 사격장 이전의 밑그림을 조성했다.
결국 양평군민의 뜻을 존중한 국방부는 지난 2월 9일 ‘2030년까지 이전을 목표로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의 이행 합의각서를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합의각서 체결은 그동안 김선교 3선군수와 정병국 5선 국회의원 시절인 과거 20여년 전부터 양평군의 지속적인 사격장 이전 요청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대책마련 없이 일관한 국방부가 입장을 바꾸어 사격장 이전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한편, 2030년을 목표로 사격장 이전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장영달 前 국방위원장은 “양평군에 적을 둔 양평군민으로서 당연할 일을 했을 뿐, 저보다는 정동균 군수님의 노력이 훨씬 더 빛을 발한 것”이라며 정 군수를 칭찬하고 자신을 겸손하게 낮췄다.
장영달 前 국방위원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전주고와 국민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4선의원이다.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초대 부의장과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총무국장,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대한배구협회 회장, 국방위원회 위원장,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우석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월 9일 양평군민의 염원인 ‘용문산사격장 이전 합의각서’ 체결식 장면. 사진 왼쪽부터 허강수 7군단장, 범대위 이태영 위원장, 정동균 양평군수.
양평종합훈련장 이전 관련 합의각서.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