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불거진 땅 투기 의혹이 시의원, 간부급 공무원 등으로 번지고 있다. 3기 신도시와 철도역 예정지 등에 투기한 의혹을 받는 경기 시흥시의원과 포천시 간부급 공무원 등이 경찰에 고발됐다. 사진은 광명시흥 개발구상안. 사진=국토교통부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7일 3기 신도시 개발지역에 투기한 의혹을 받는 경기 시흥시의원과 그의 딸을 3기 신도시 개발지역에 투기한 공공주택 특별법 위반과 부패방지권익위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등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도시철도 관련 직무를 담당한 포천시 공무원에 대해 업무 정보를 이용해 철도역사 예정지 인근에 땅을 매입한 의혹이 있다며 함께 고발했다.
사준모에 따르면 시흥시의원과 그의 딸은 2018년 9월 시흥 과림동 일대 임야 111㎡를 매수하고 이듬해 대지로 용도변경 해 2층 상가를 신축, 투기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이 지역은 3기 신도시로 성정되면서 상가 분양권을 받을 자격이 생겼다. 사준모 측은 해당 의원이 시의회에서 도시환경위원장을 지내며 신도시 지정 가능성을 미리 알고 있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포천시 공무원은 지난해 9월경 부인과 공동명의로 36억 원 가량의 담보·신용대출을 받아 도시철도 역사 예정지 인근 2600㎡ 땅을 40억 원에 매수했다. 사준모는 “이들이 영끌(대출 등으로 돈을 최대한 끌어 모음)해 매수한 이후 이 부동산 인근에 광역 철도역 도입이 결정됐다”며 “2018년 말부터 2019년 말까지 철도유치 업무를 담당했던 간부급 공무원이 근무 중 알게 된 도시철도 개발 예정 정보를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하려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7일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토지개발 및 주택업무 관련 부처·기관의 부동산등록제 도입을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