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루카
전기를 발산한 후 김래원의 딸은 기억을 잃고 이다희(하늘에구름)마저 알아보지 못했다. 안내상은 김래원을 불러 “이건 네 것이고 이건 네 딸. 처음엔 둘이 달랐거든”이라며 유전자 변화 양상을 설명했다.
안내상은 “처음엔 퇴화돼서 기능을 못할 줄 알았는데 점점 같아지더니 이제는 너랑 완벽하게 일치해”라며 “전기가 돌고 나면 약한 세포들이 죽어버려. 뇌세포도 마찬가지겠지. 기억도 잃어버리고”라고 말했다.
김래원은 “어느날 깨어나면 낯선 세상이었어.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아. 거울을 봐도 낯선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나라는 확신도 없어.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누군지 궁금해서 산 것 같아”라고 말했다.
안내상은 “그런데 어느날부터 전기를 써도 기억을 안 잃었지”라고 물었다. 김래원은 “그때 옥상에서 떨어진 날. 그 후로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어”라고 답했다.
이에 안내상은 “그날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전기가 발산됐을 거야. 그때 약한 세포들이 모조리 타고 아무리 전기를 써도 남는 애들만 남았으니 기억도 남았겠지. 지금 방법은 그것밖에 없어. 전기충격”라고 말했다.
김래원은 “애한테?”라며 반대했지만 안내상은 “단계를 넘어설 때까지. 네 딸이잖아. 안 죽어. 넌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실험실을 나간 적이 없었어. 그러다 소풍을 가기로 했는데 팔짝팔짝 뛰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그런데 소풍가기로 한 날 아침 문을 열었더니 네가 뭐라고 한 줄 알아? ‘아저씨 누구세요?’ ‘여기 어디에요?’ 네 딸도 그렇게 클거야. 엄마, 아빠 얼굴 계속 잊어버리겠지. 혼자 나갔다가 그러면 영영 집도 못 찾아올거고. 너처럼. 결정은 네가 해”라고 말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