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를 남기고 또 다시 패배하면서 GS 칼텍스에 정규리그 역전 우승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사진=연합뉴스
흥국생명은 9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V리그 경기에서 1-3으로 패배했다. 정규리그 우승 향방은 GS 칼텍스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흥국생명은 시즌 내내 선두를 달리고도 역전우승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흥국생명의 무기력한 패배였다. 1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2세트부터 허무하게 무너졌다. 2세트와 3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12점과 11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김연경의 분전도 승리를 따내기엔 부족했다. 김연경은 1세트부터 팀의 공격과 수비를 도맡았다. 득점, 블로킹, 디그 시도에서 팀내 1위를 기록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4세트 듀스 상황에서 홀로 연이어 점수를 따냈다. 그럼에도 세트를 가져오는 데는 실패했다. 경기 막판 백어택이 상대 블로킹에 걸리자 네트를 잡아당기는 등 아쉬운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흥국생명은 28경기에서 19승 9패, 승점 56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같은 수의 경기를 치른 GS 칼텍스와 승패는 동률이지만 승점에서 앞서고 있었다. 2경기를 남겨두고 승점을 최대로 따낸다면 자력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이날 최하위에 머물던 현대건설에 패하면서 승점을 챙기지 못해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흥국생명은 KGC인삼공사와 정규시즌 최종전만 남겨뒀다. 공은 GS에 넘어갔다. 이들이 남은 2경기에서 승점 6점을 얻는다면 흥국생명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차지한다.
시즌에 앞서 흥국생명은 압도적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FA시장에서 국내 최고 레프트로 꼽히던 이재영을 붙잡았고 외부에서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도 영입했다. 여기에 김연경까지 복귀해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교체로 흔들리던 흥국생명은 팀내 불화, 선수들의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며 성적이 급락했다. 1, 2라운드 10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것과 달리 5, 6라운드에서는 각각 1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최근 9경기 2승 7패를 기록했다.
각종 사건 사고로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는 전에 없던 관심을 받았다. 파란만장한 시즌을 보낸 V리그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팬들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