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공모 희망가를 올리면서 자금 조달액과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다. 사진=박정훈 기자
쿠팡이 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서류에 따르면, 쿠팡은 총 1억 2000만 주의 보통주를 주당 32~34달러의 공모가로 발행한다. 당초 1일에 제출한 서류에 기재된 공모가 27~30달러에서 4~5달러를 올린 셈이다.
공모 희망가 상단을 기준으로 한 최대 자금 조달액도 40억 8000만 달러(약 4조 6451억 원)로 늘어났다. 쿠팡의 최대 기업가치는 510억 달러(약 57조 원)에서 580억 달러(약 66조 원)로 산정됐다. 지난 2018년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투자할 당시, 기업가치 평가액(90억 달러)보다 약 6.4배 늘어난 규모다.
공모 희망가가 상향 조정되면서 주요 주주들의 투자 차익도 높아진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지분은 상장 전 39.4%였다. 앞서 2015년과 2018년에 총 30억 달러를 쿠팡에 투자했다. 이어 그린옥스 캐피털(19.8%), 매버릭 홀딩스(7.7%) 등이 주요 주주 회사다. 닐 메타 비상임이사는 19.8%를 보유해 개인 최대 주주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일반 주식(클래스 A 보통주) 지분은 없지만, 일반 주식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클래스 B 보통주 100%를 부여받았다. 상장 후 76.7%에 달하는 의결권을 갖게 된다.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 B 주식은 클래스 A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상장 후 지분율은 클래스 A와 클래스 B 주식을 모두 고려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33.1%), 그린옥스 캐피털(16.6%), 닐 메타(16.6%), 김범석 의장(10.2%) 순으로 나타났다. 쿠팡 최대 기업가치인 580억 달러로 평가받는다면, 비전펀드가 소유한 주식 가치는 약 192억 달러(21조 8000억 원)에 이른다. 김범석 의장의 지분 가치는 약 6조 7350억 원이다.
쿠팡 공모가는 10일 확정될 예정이며, 11일 NYSE에 종목 코드 ‘CPNG’로 상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 앨런앤드컴퍼니, JP모건체이스가 상장 주관사를 맡는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