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오는 12일 예정된 포스코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연임안에 ‘중립’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1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지난 9일 회의를 열고 포스코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수탁위는 이날 최 회장 연임안에 대해 ‘중립’을 결정하고, 최 회장 외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는 ‘찬성’을 결정했다.
수탁위는 최정우 회장 연임에 대해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서 규정한 명확한 반대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나 산업재해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관련 법 제정 등을 고려해 ‘중립’으로 최종 결정했다. ‘중립’을 선택한 국민연금은 다른 주주들의 찬성과 반대 투표 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다.
수탁위 결정에 대해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월 22일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포스코를 질타했던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연금이 포스코의 부실경영을 나몰라라 한다는 것은 국민 자산을 운영하는 기관으로서 책임의 방기이자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산재예방과 안전책임에 소홀한 기업인에게 더 이상 기업경영을 맡겨서는 안된다”며 최정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찬반의 목소리가 팽팽하다. 지난 2월 24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서는 포스코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진 바 있다. 이에 앞서 기금위는 주주총회에서 공적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등 주주제안을 논의하기도 했으나 일정상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시민사회 대표 기금위원인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산재의 경우 현재의 ESG평가 기준에서는 반대 요건이 딱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이 이번 (수탁위) 결정의 이유였을 것”이라면서도 “자사주 매입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은 전형적인 이해충돌 사례인 만큼 국민들이 (수탁위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고,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