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혜수를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는 ‘동네 친구’는 지난 8일 네이트판에 박혜수에 대한 옹호 글을 올렸다가 대중들의 비난을 들었다.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연예계 학폭 폭로의 중심에 섰던 연예인들 가운데 배우 박혜수의 경우는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현재 논란 중인 박혜수 배우의 전 동네친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다시 이목이 집중됐다. 이 글쓴이는 “어떻게 인생을 살았길래 (박혜수를 옹호하는) 동창 글이 하나도 없냐는 말에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글 적어본다. 다른 동창들이 ‘사람들 반응이 이렇게 안 좋고 해명해도 안 믿는데, 우리가 뭐라도 써야 하지 않냐’고 해서 퇴근해서 제가 대표로 써 본다”고 운을 뗐다.
이 글쓴이는 어릴 적부터 박혜수와 같은 동네 친구였다고 밝히며 “혜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쾌활하고 사교적이라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고 성적도 잘 챙기는 모범생이었다. 정말 평범한 아이였는데 전학 간 동네에서는 사고쳐서 대청중으로 강제전학 당한 거다, 양아치라 일년 꿇은거다, 부모님이 사고치는 혜수를 수습하려고 도피 유학 보낸거다 등 루머가 퍼졌다는데 다 사실이 아니다. 같은 중학교 다닌 동창들을 통해 인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박혜수가 학폭의 피해자였다고도 주장했다. 글쓴이는 “강북에서 (대청중으로) 전학왔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괴롭힘을 당했다. 당시 혜수가 괴롭힘 당했다는 건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대부분 알고 있었다. 혜수도 맨날 울면서 친구들한테 전화했다”라며 “그 동네에서 제일 혜수를 괴롭히던 당사자가 지금 피해자라고 나선 친구다. 나중에 그 친구와 친해져 잘 지낸다는 이야기까지는 들었고, 그 이후론 학교생활도 원만하게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박혜수는 대청중으로 전학간 뒤 괴롭힘을 당했고, 그 학교에서 박혜수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가 돌았으며 현재 학폭 피해자라고 증언하는 사람들이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배우 조병규 역시 뉴질랜드 유학 시절 동창으로 파악된 한 네티즌이 그에 대한 옹호글을 올렸다. 사진=조병규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해당 폭로자는 W를 조병규의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 관계자라고 판단해 날선 반응을 보였고, 이에 W는 “예상 외의 반응을 받고 오히려 제가 나서서 병규와 병규의 소속사에게 해를 끼치고 상황만 악화시킨 게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일단 계정을 비공개로 바꾸고 그에게 더 이상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폭로자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병규와 HB엔터테인먼트를 겨냥해 “나에게 접근한 W가 정말로 소속사와 관련이 없는 게 맞나. 아니라면 회사 명예를 위해 한국에서 소속사가 고소할 용의가 있나”라고 물으며, W를 포함한 ‘공개검증’을 하자고 요구한 바 있다.
자신을 둘러싼 학폭 의혹을 대부분 인정한 뒤 출연 중이던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한 배우 지수의 지인들도 나섰다. 10일 연예매체 스포츠월드에 따르면 지수의 동창이라고 밝힌 한 제보자는 “가해자가 따로 있어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부분들이 사실인 양 퍼져 나가고 있다. 최초 폭로글과 이후의 댓글들에 적힌 ‘위압에 의한 동성 성추행’ ‘성폭행’ ‘시험 비리’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성폭행 부분과 관련한 폭로가 터졌을 때 지수의 인스타그램에 한 남성이 “지수에게 성폭행 당한 여학생의 남편이다. 빨리 연락 달라”는 댓글을 달았으나, 이후 자신이 허위로 댓글을 작성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배우 지수는 그를 둘러싼 학폭 논란을 대부분 인정하며 출연 중이던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도 하차했으나 이후 그의 동창이라고 밝힌 제보자들이 “폭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이처럼 학폭 폭로 초기에는 첫 폭로자와 그들의 주장에 힘을 싣는 ‘지인’ ‘동창’ ‘또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진 반면, 이제는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의 동창과 지인들이 나서서 반박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이미 해당 연예인을 학폭 가해자로 낙인 찍은 대중들에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왜 소속사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서야 연예인의 옹호 글이나 학폭 반박 글이 올라오는지 모르겠다. 소속사의 지령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 “증거도 없이 그저 ‘내 친구는 그럴 애가 아니었다’라고만 한다면 누가 믿을 수 있겠냐”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더 높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옹호 측 관계자는 “저희에게 증거가 없다고 하시는데 상대도 증거가 없긴 마찬가지다. 앨범 한 장을 놓고 이런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 모두 진실이고, 저희도 똑같이 앨범을 공개하고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하면 소속사로부터 돈을 받은 거짓 글이 되는 건가”라며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이 아예 잘못이 없다고 하는 게 아니라 정확한 진실을 가렸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 하지 않은 일까지 분위기에 떠밀려서 인정하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닌가 싶다”고 호소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