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나란히 2위를 기록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선전에 여의도가 한층 고무됐다. 이들이 당내 경선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하자, “부산·울산·경남(PK)의 차세대 주자를 발견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김영춘-박인영-변성완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2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직후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박성훈 전 부시장을 비롯한 낙선자 다수는 97(90년대 학번·70년대 생) 세대에 속한다. 1년 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부턴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부시장 이외에 4·7 부산시장 경선에 출마한 97그룹으로는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과 이언주 전 의원(국민의힘) 등이 꼽힌다.
변성완 전 권한대행은 3월 6일 민주당 부산시장 경선에서 25.12%의 득표율로 2위에 올랐다. 본선에 직행한 김영춘 전 의원(67.74%)에 크게 뒤졌지만, 박인영 전 의장(7.14%)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애초 변 전 권한대행은 조직력에서 박 전 의장보다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 전 의장이 세 차례나 구의원(금정구)을 지낸 데다 부산시의회 의장을 지낸 만큼, 변 전 권한대행의 열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변 전 권한대행은 박 전 의장을 압도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궐위 때 무난하게 시정을 이끈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변 전 권한대행의 안정감은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도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박 전 부시장은 28.63%의 득표율을 기록, 이언주 전 의원(21.54%)을 제쳤다. 국민의힘 경선 초반부터 대세를 형성했던 박형준 전 의원(54.40%)과 더블스코어 차이가 났지만, 여의도는 그보다 인지도 높은 재선의 이 전 의원을 꺾은 데 높은 점수를 줬다.
박 전 부시장은 1971년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제37회)와 사법시험(제43회)에 차례로 합격했다. 기획예산처를 거쳐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세계은행 금융선임전문가 등을 역임했다.
이들은 경선 결과 직후 “승리를 위해 끝까지 함께 달리겠다(변성완)”, “부산시민의 결정을 존중한다(박성훈)” 등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결과에 승복했다.
정치권에선 이들을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오신환 전 의원 등과 함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후보로 꼽았다. 이들의 성장에 일부 현역 의원들은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의도 한 관계자는 “이들에 대한 견제나 검증도 한층 혹독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