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북 김천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구미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아 사건과 관련해 아이의 어머니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아의 부검을 실시했지만 장기가 부패해 사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친모라고 추정되던 석 씨의 딸 김 아무개(22) 씨는 지난해 8월 아이를 홀로 빌라에 남겨두고 인근 빌라로 이사한 후 돌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아이가 굶어서 숨졌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본다며 아이가 숨진 뒤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장기가 부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하게 유아를 방치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에서 끝나지 않는다.
경찰의 유전자(DNA) 검사 결과 아이의 친모는 김 씨가 아니라 김 씨의 어머니, 즉 여아의 외할머니인 석 씨로 밝혀졌다. 국과수 역시 유전자검사에 실수가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2차, 3차 정밀검사와 확인을 거친 후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석 씨는 영장실질심사 전후 언론 인터뷰에서 숨진 3세 여아를 두고 자신의 딸이 낳은 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억울한 게 있으면 말씀해보라”는 질문에도 “저는 딸을 낳은 적이 없어요”라며 연거푸 출산을 부인했다. 이어 유전자검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네” 라고 답변했다.
11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석 씨는 자신이 낳은 아이와 딸인 김 씨가 낳은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머니와 딸이 비슷한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 하고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와 딸의 아이를 바꿔치기 한 정황이 있다는 것. 석 씨의 딸인 김 씨조차 이 사실을 믿지 못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정상적인 가족 관계가 아니었고, 가족 간에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 여러 사안에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다”고 말했다.
석 씨와 김 씨 모녀가 같은 빌라의 2, 3층에 살았지만 왕래가 없었으며 김 씨가 작년 8월 초 3세 여아를 두고 이사한 지 6개월 만에 건물주 요청에 따라 석 씨가 딸인 김 씨의 집을 찾아갔다가 숨진 여아를 발견했다고 한다.
검찰은 먼저 김 씨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여기에서 행방이 묘연한 것은 김 씨가 낳았다는 아이다. 석 씨는 김 씨가 낳은 아이를 빼돌려 방치한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석 씨가 범행을 털어놓기 전에는 딸이 낳은 아이의 행방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