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R18 클래식 퍼스트에디션
R18 클래식 퍼스트 에디션은 지난해 출시한 R18과 무엇이 다를까. 엔진 출력이나 섀시 등 기본적인 스펙은 전년에 출시된 R18과 같다. 기본 모델인 R18을 바탕으로 클래식 투어링에 필요한 요소들을 얹어놓은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프런트 윈드 스크린과 듀얼 보조 램프, 동승자 시트 그리고 소프트 새들백 정도다. 모두 장거리 투어링을 위한 옵션들이다. 윈드 스크린은 장시간 주행에서 주행풍으로 인한 스트레스 경감을 목적이고, 듀얼 포그 램프는 야간 주행을 하게 될 경우나 우천 등의 상황을 대비하는 요소다. 새들백은 여행을 위한 적재함 역할을 한다.
프런트 16인치 휠 설정이다
또 하나 가장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프런트 16인치 휠 적용이다. R18은 프런트 19인치를 사용하고 R18 클래식은 16인치 휠을 사용한다. 이론적으로는 프런트 휠 사이즈가 클 때 직진 성능이 좋고 휠 사이즈가 작으면 선회력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차이가 궁금했다. R18 클래식을 타기 전에 문득 생각난 모델이 있다.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헤리티지 클래식114다. 윈드스크린, 듀얼 보조 램프, 리어 새들백 등 외모는 물론 휠 스펙도 같았기 때문에,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헤리티지114와 어떤 차이가 날지 궁금했다. 헤리티지114는 소프테일 패밀리 만의 콤팩트하고 단단한 느낌에 여유롭고 풍성한 아메리칸 클래식 크루저의 감각적인 맛이 좋았기 때문이다.
배기량 1803cc의 박서 엔진. 자랑하듯 배기량이 쓰여있다
시동과 함께 1800cc 박서 엔진의 큼직한 엔진 펀치가 라이더를 반긴다. 풍성하면서도 묵직한 감성적인 주먹인데 스타트 할 때 특히나 그 활력이 마음에 든다. 좌우로 요동치던 엔진은 주행을 시작하면 오히려 진동이 상쇄되면서 박서 엔진 특유의 회전 감각만 남는다. 라이드 모드는 레인/롤/락 3가지가 제공이 된다. 락 모드는 조금 더 스로틀을 공격적으로 열어서 달려나가거나 혹은 더디 전개하더라도 특유의 펀치감이 있는 편이었다.
새들백과 동승자 시트가 적용된다. 머플러 형상이 바뀌며 배기음도 단단해졌다
덕분에 조금 더 여유로운 주행에서는 롤 모드가 조금 더 조화로웠다. 선회력은 기존 19인치에 비교해 조금은 더 민첩한 느낌을 주기는 했으나 기대했던 것보다는 무뎠다. 아무래도 박서 엔진의 낮은 무게 중심과 1731mm의 긴 휠베이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익숙하지 않음 때문인 듯하다. 이 때문인지 16인치를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보다는 19인치가 그리워지는 느낌도 들었다.
박력있는 박서엔진의 필링이 일품이다
라이딩 포지션은 여전하다. 미드 스텝에 널찍한 핸들바가 제공된다. 아쉬운 점은 풋 페그다. 최초 공개 당시에 풋 페그 대신 널찍한 풋 보드 형태와 일명 시소 기어라 불리는 힐앤토 기어 시프트 사양이었는데 시승차량에는 적용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일까 기어 레버를 조작할 때 사이드 스탠드가 발끝에 걸리기도 했다. R18과 비교해보니 풋 보드 장착을 염두에 두어 R18의 장착 위치와 달랐다. 개인적으로 R18 출고를 한다고 가정해보면 이 옵션은 꼭 해야 할 듯했다. 그래야 R18 보다 더 클래식 만의 특징이 살아날 테니 말이다.
윈드 스크린과 듀얼 보조등이 고전적이다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R18 클래식 퍼스트 에디션이다. 연료 탱크 및 전후 펜더 핀 스트라이프가 적용되고 특별 옵션 패키지가 제공되는 버전이다. R18 시리즈는 지속적으로 가지치기 모델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클래식 크루저 윈드 스크린도 선보였으니 조금 더 본격적인 풀 페어링 투어러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또한, 옵션 파츠를 꾸준히 출시하며 여러 가지 파츠를 붙였다 떼며 자신만의 모터사이클을 만들어가는 커스텀 모터사이클의 재미도 강조할 듯하다. 아무래도 이 장르 소비자들이 돈을 가장 흔쾌히 지불하는 항목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략들 모두 기존의 할리데이비슨에서 볼 수 있던 것이며, 이미 크루저 시장에는 보편화된 개념이기 때문에 새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되려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서 조금 더 쉽게 이 시장의 라이더를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클래식 크루저의 분위기를 만끽하다
한편 R18 클래식 퍼스트 에디션의 가격은 3,620만 원이며, R18 퍼스트 에디션은 3,350만 원이다. 경쟁 모델인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헤리티지114는 3,690만 원이다.
이민우 모토이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