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TV를 통해 사람들이 지켜보는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문 대통령은 12일 SNS를 통해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 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라고 전했다.
앞서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청와대는 대통령의 사저 설립 계획을 즉각 변경하라”라며 “양산 사저부지에 매입해 형질변경까지 했다는 농지는 원상 복구해 농민들께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비판한 것에 따른 답변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SNS에 글을 남긴 후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 SNS에 “저도 민망합니다. 11년 경력의 영농인 대통령님”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농지 매입 당시 취득 자격 증명서에 문 대통령이 ‘영농 경력 11년’이라고 적은 것을 비판한 것으로 추측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LH 불법투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국토부 장관은 사표를 쓰고, LH 간부가 극단적 선택을 한 날 대통령은 본인의 사저 부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두고 좀스럽다고 짜증을 낸다”며 “자신의 일에는 저렇게 화를 내는데 국민의 분노는 왜 공감하지 못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문준용 씨(문재인 대통령 장남) 말버릇이 좀 버르장머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됐는지 궁금해 하는 국민들의 물음이 왜 좀스럽고 민망하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