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발생한 직원 사망사건과 관련해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13일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LH는 13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LH는 현재의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투기의혹 관련 조사에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조사 초기 단계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성 보도는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대다수 직원들에게 큰 충격과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추측성 보도가) 고인의 명예뿐만 아니라 유족들에게도 큰 상처가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망한 직원과 관련된 잘못된 보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H 사건’ 관련 인물 줄줄이 사망
파주에서 LH 간부급 직원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쯤 경기 파주시 법원읍 삼방리의 한 컨테이너에서 LH 파주사업본부 간부 A 씨(58)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이날 새벽 가족과 통화한 뒤 ‘먼저 가서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관련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는 데다 가족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토대로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씨는 지난 12일 정상 출근했으며 택지개발사업 지구에서 아파트 공사 감독 업무를 담당해 왔다고 동료 직원들은 전했다.
시신이 발견된 컨테이너는 A 씨가 지난 2019년 2월 토지를 산 뒤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A 씨는 정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LH 직원 투기 의혹 조사 대상자 20명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산 땅은 맹지인데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는 이곳에 농막을 지어 주말농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 매체에서 A 씨가 산 땅 주변에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IC와 산업단지가 예정됐거나 조성 중이라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도 지난 11일 비슷한 내용의 첩보가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내사에 착수하지 않았으며 A 씨와 접촉하거나 연락하지는 않은 상태였다”라며 “A 씨 사망과 별개로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분당에서도 지난 12일 LH의 고위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9시 4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LH 전북본부장을 지낸 B 씨(56)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가는 시민이 발견했다. 그는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그는 ‘전북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했다. 괴롭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정년이 1년 남은 고위 간부로 현재도 LH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