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52일 만에 순매도를 멈추고 순매수로 돌아섰다. 전라북도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과 군인공제회, 교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은 이날 1조 원 규모의 주식을 팔고 1조 105억 원 가량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52거래일 만에 1105억 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한 것. 연기금은 지난 51거래일 동안 14조 5000억 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연기금의 순매수 행보에 반발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지난 4일 전주 국민연금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민연금의 매도 행진이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자산배분 원칙에 따라 자산군별 목표 비중이 정해진 탓에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국내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과거에 세웠던 자산배분 계획을 코스피가 상승한 현재까지 유지하고 기계적으로 국내 주식을 매도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국민연금은 이달 초 리밸런싱(자산배분)을 검토키로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월 24일 국민연금 기금위 제2차 회의를 마치고 “주가 2000~3000선일 때 리밸런싱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검토하고 다음 기금위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국민연금 기금위에서 리밸런싱 여부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올해 자산배분 계획에서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가 16.8%여서 매도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21.2%다. 국내 주식 비중을 4~5% 가량 줄여야 해 앞으로도 수조 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더 처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