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 열린 5차 공판을 마치고 여주지원을 나서는 김선교 의원.
[여주·양평=일요신문]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61, 여주시·양평군)에 대한 6차 공판이 내달 열린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재판장 조정웅 부장판사)에 따르면 김선교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 씨(여·48)에 대한 6차 공판이 내달 5일(월) 오후 2시 여주지원에서 진행된다. 재판부가 6차 공판부터 기일을 월요일로 정한 것은 수사검사인 제주지검 권다송이 검사의 재판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6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 증인으로 김 의원 특별보좌관 이씨와 미신고 후원금을 기부한 곽씨를 불러 증인신문을 할 예정이다. 법원은 지난 12일 증인소환장을 발송했다.
김 의원 특별보좌관 이씨는 후원회회계책임자로부터 미신고 후원금 4,771만원 중 잔액 311만원을 받아 갔지만 다시 돌려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공방이 예상된다. 이씨는 총선에서 김 의원 캠프의 선거홍보기획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잔액 311만원이 김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김 의원이 미신고후원금 모금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씨가 김 의원의 특보 지위에 있는 등 이번 사건에 대해 상당한 부분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씨는 잔액 311만원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다시 돌려주었으며, 이를 김 의원에게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는 등의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신고후원금 50만원을 현금으로 기부한 곽씨는 검찰이 이미 전화진술을 청취한 후 녹음 CD를 제출한 상태이지만, 변호인 측에서는 이를 부동의 한 상태로 알려졌다.
# 김 의원 측 “불법후원금 모금·집행 몰랐다” 선 긋기
검찰은 곽씨가 기부한 미신고후원금 역시 김 의원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변호인 측에서는 미신고후원금은 김 의원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6차 공판 이후 열리는 7차 공판에서는 변호인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 의원 특별보좌관 이씨와 선거대책본부장 한씨, 회계책임자 경씨, 상황실장 이씨, 선거홍보기획단장 이씨, 김 의원 부인 수행원 지씨, 전 양평군의회 의장 박씨, 2017년 대선 당시 양평연락사무소장을 맡았던 김씨 등 8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어지는 8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 증인으로 이 사건 핵심 증인인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다.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 증인신문을 끝으로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씨에 대한 공판은 마무리 될 예정이며, 선거대책본부장 한씨와 선거홍보기획단장 이씨, 후원회 회계책임자 이씨 등 3명에 대한 공판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후 당협운영위원장 이씨 등 운영위원 11명과 유세단장 이씨, 유세차량 운전기사 박씨(김 의원실 7급비서), 선거연설원 3명, 선거운동원 35명 등 나머지 51명의 공판이 예정되어 있다.
#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씨 다른 피고인과 분리 선고 가능성
한편, 현재 분리재판 중인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씨에 대한 공판이 끝나면 다른 피고인에 앞서 먼저 두 사람에 대한 선고를 할 수도 있어 재판부의 분리 선고 여부와 함께 검찰의 구형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해 4.15 총선 기간 중 연간 1억5천만 원으로 정해진 후원금 액수를 초과해 총 66회에 걸쳐 4,771만 원을 모금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이렇게 초과 모금한 후원금 등을 선거비용으로 사용하면서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선거비용인 2억1천900만 원을 초과해 써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부정수수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불법후원금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역시 선거운동원들에게 법정수당을 초과하여 지급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계책임자 경씨는 선거비용 관련 회계보고를 제출하면서 선거비용 제한액을 초과하여 선거비용이 지출된 것을 은닉하기 위하여 3,058만원 상당의 선거비용 지출내역을 누락하여 허위 회계보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후보자나 회계책임자 등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공고한 선거비용제한액(여주·양평선거구 2억1900만원)의 200분의 1(0.5%, 109만5천원) 이상을 초과하여 지출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회계책임자가 급여 명목으로 650만 원을 받은 건 인정하지만 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퉈봐야 하며, 나머지 홍보동영상 촬영비용 200만 원과 SNS 홍보비용 700만 원, 선거사무원 36명에게 법정수당 외 지급한 1,508만 원에 대해서는 이를 알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선출직 공무원인 김 의원이 이번 사건으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거나 회계 책임자 경 씨가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으면 당선무효 처리된다.
3선 양평군수 출신인 김 의원은 2020년 4월 15일에 치러진 21대 총선에 여주시·양평군 후보로 출마해 초선으로 당선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