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친모로 밝혀진 여성 석 아무개 씨(사진)가 지난 11일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구미경찰서는 17일 미성년자 약취, 사체유기 미수혐의를 받는 석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석 씨가 숨진 여아를 발견한 시점은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하루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석 씨가 숨진 여아를 발견한 날은 신고일 하루 전인 지난 2월 9일이다. 그는 아이가 숨진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경찰에 신고하기 전까지 사체 유기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 유기를 시도한 정황과 일부 진술을 확보해 추가적으로 사체 유기 미수 혐의로 입건했다”며 “실제 시신을 유기하진 않았고 구체적인 유기 시도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애매하게 檢 송치한 경찰…손녀·친부 어디에
구미 여아 사망 사건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검찰로 넘어갔다. 경찰이 공개수사를 하지 않고 가해자 자백에 의존하며 수사를 진행해 부실수사 논란을 자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외할머니로 알려진 석 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로 확인됐지만 ‘친부’와 ‘진짜 손녀’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여아의 친부를 찾던 중 석 씨의 내연남인 A 씨 신병을 확보해 DNA 검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12일 A 씨가 여아의 친부가 아니라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석 씨 주변의 또 다른 남성인 B 씨를 상대로도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지만 그 역시 아이의 친부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앞서 석 씨의 딸 김 아무개 씨(22)가 아이 엄마로 알려졌던 당시 경찰은 김 씨의 이혼한 사위를, 또 석 씨가 친모로 확인되면서 석 씨 남편에 대해서도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숨진 여아의 친부가 아니었다.
김 씨가 낳은 딸의 행방도 알 수 없다. 김 씨의 딸로 알려진 숨진 여아가 석 씨의 딸로 밝혀지면서 실제 김 씨의 딸이 생존해있는지 경찰은 알아내지 못했다. 석 씨가 출산 사실을 남편 등에게 감추기 위해 숨진 여아를 손녀로 바꿔치기했다는 추론이 사실이라면 김 씨가 출산한 아이의 행방이 묘연해져 또 다른 영아살해 사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경찰은 최근 구미시청 아동복지과와 협조해 바꿔치기 된 아이의 행방을 찾는 데도 주력했다. 또 사라진 아이가 이미 숨졌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난 2년간 변사체로 발견된 영아 사건을 모두 재검토했다. 하지만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석 씨 모녀의 신상공개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언급하며 국민적 공분은 더 커졌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