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오프라 윈프리와 가진 ‘왕실의 인종차별’ 관련 인터뷰 때문에 영국이 연일 시끄럽다. 사진=EPA/연합뉴스
해리 왕자는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에 대한 실망감도 내비쳤다. 자신과 아내가 전혀 보호도 존중도 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다만 “물론 나는 아버지를 사랑한다. 하지만 커다란 상처를 입은 것 또한 사실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자 여론은 영국 왕실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데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프리카계 흑인인 마클에 대한 동정적인 시선도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로부터 인종 차별을 당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한 사람이 나타났다. 해리 왕자의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 동기인 아메드 라자 칸의 부친이자 파키스탄 이슬람 은행 전 부총재인 무함마드 야쿠브 칸 압바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해리 왕자는 2006년 육군사관학교 재학 당시 파키스탄 출신인 칸을 가리켜 ‘파키(Paki)’라고 부르는 영상이 공개돼 한차례 물의를 빚은 바 있었다. ‘파키’란 특히 영국에 거주하는 파키스탄인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이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영상이 공개되자 비난에 휩싸였던 해리 왕자는 당시 “결코 악의는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불쾌했다면 미안하다”며 칸을 향해 공개 사과를 했었다.
압바시는 해리 왕자가 자신의 아들을 가리켜 ‘파키’라고 부른 데 대해 상처를 받기는 했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왕실 가족들이 보여준 애정은 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압바시는 최근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가 가족과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그의 인터뷰 내용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면서 “내가 아는 한 영국 국민이나 왕실은 인종차별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나는 과거에 왕가 일원들을 직접 만난 적이 있었다. 그분들은 매우 겸손하고 친절했다”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