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전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을 7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자동차 업계에선 수소차를 향한 관심이 글로벌 시장으로 옮겨간 만큼 지금의 전기차처럼 치열한 주도권 확보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현대차 넥쏘. 사진=현대차 제공
17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6500대로 전년 대비 35.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이 6000대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2019년 45.3%였던 시장 점유율은 6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전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3% 감소한 9000대를 기록했다. 도요타 미라이와 혼다 클래리티의 모델 노후화로 판매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전년보다 33.2% 감소한 1600대, 혼다는 33.8% 감소한 200대의 수소차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도요타는 일본에서 미라이 2세대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판매가 2배 이상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도 세계 2위 시장인 중국의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0% 감소한 2800여 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수소차 판매 확대를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수출을 시작했고, 올해는 중국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의 신모델 판매도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엑시언트를 유럽에 2만 5000대, 미국과 중국에는 각각 1만 2000대, 2만 7000대씩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올해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수소차 시장 진입을 준비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는 “토요타 미라이 2세대(수소차)가 일본에 이어 미국 등 다른 국가들에 잇달아 출시돼 현대차와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라며 “(올해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연간 기준으로 1만 대를 돌파하고 역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프랑스 르노그룹은 최근 수소연료전기 업체인 미국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수소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스웨덴 볼보트럭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출범한 독일 다임러는 2023년 시범 운행을 목표로 수소전기트럭 개발을 준비 중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