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서울 영등포 KNK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양측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단일화 협상을 재개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후 3시 최종담판에 나섰다. 하지만 여론조사의 적합도·경쟁력 문항, 소속 정당 및 기호 표시, 여론조사 유·무선 전화 비율을 두고 난항을 겪었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을 맡고 있는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9시쯤 브리핑에서 “오늘 협상은 더 이상 없다”며 “국민의당 입장을 이 시간 이후 당과 협의해 내일까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양석 총장은 협상 결렬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에서 요청한 경쟁력 조사는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가상대결을 통한 후보 확정은 새로운 방법이고 전례가 없으며 합산이 쉽지 않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위해 유·무선 특히 유선 전화의 비율을 반영해야 한다 요청했고, 국민의당에게 10%라도 하자고 조정안을 내고 기다렸다”며 “하지만 국민의당 측에서 수용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국민의당이 중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가상대결이기 때문에, 그걸 존중해 주신다면 유선 10%를 포함하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했다”며 “그게 어렵다면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대결해 야권 단일후보 중 오세훈, 안철수 누가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냐’는 조항을 쓰되 대신 유선전화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다른 제안도 내놨다. 이 사무총장은 “그게 부족하다면 대신 경쟁력 조사와 적합도 조사도 동일하게 50대 50으로 해 후보를 결정하는 게 어떻겠냐는 수정 제안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개인적으로는 데드라인을 내일 오전 9시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데드라인을 넘기면 각자 후보등록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때 가서 판단해보자”고 말을 아꼈다.
이처럼 아직 여론조사 문항조차 합의하지 못하면서 양측이 당초 합의한 시한을 맞출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다. 애초 17~18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하고,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단일후보를 등록하기로 한 바 있다.
19일까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각각 ‘기호 2번’과 ‘기호 4번’으로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 그럼 단일화는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하는 오는 3월 29일이 데드라인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여권에서는 이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진애 열린우리당 후보에 승리해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