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zo’는 tvN 드라마 ‘빈센조’이며 ‘Love Alarm’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이다. 2019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시즌1이 서비스됐고 3월 12일부터 시즌2가 서비스되면서 바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는데 한국에서도 3월 둘째 주 주간순위 5위에 올랐다.
‘Crash Landing on You’는 ‘사랑의 불시착’으로 여전히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사랑의 불시착’보다 한 칸 높은 5위에 이름을 올린 드라마 ‘Love Marriage Divorce’는 바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이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이 일본 넷플릭스 주간순위 TOP10에 이름을 올리면서 웰메이드 막장 드라마도 충분히 해외에서 각광받는 한류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일본 3월 둘째 주 넷플릭스 TV Show 부문 주간 순위. 사진=FlixPatrol 홈페이지 캡처
‘막장 드라마의 대모’로 불리는 임성한 작가가 절필 선언 이후 6년여의 공백을 딛고 발표한 복귀작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일일드라마나 주말연속극이 아닌 미니시리즈를 통해 보다 품격 있게 그려냈다. 아쉽게 10%대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꾸준히 8~9%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김순옥 작가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20% 중반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두 막장 작가의 대결에선 다소 밀리는 분위기.
그런데 ‘결혼작사 이혼작곡’이 일본 넷플릭스 주간순위 톱10에 이름을 올리면서 웰메이드 막장 드라마도 충분히 해외에서 각광받는 한류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일본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홍콩, 베트남 등 한국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9개 국가에서 주간순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펜트하우스2’도 스트리밍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들이 서비스되는 국내 OTT 업체 웨이브에선 ‘펜트하우스2’가 3월 둘째 주 주간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현재 부동의 1위다. 다만 ‘펜트하우스2’는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지 않아 해외 OTT 시장에선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3월 14일 16회 방송으로 종영했다. 그렇지만 끝은 아니다. ‘펜트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시즌제를 예고한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이미 시즌2 준비에 돌입했다. 이미 2월 말에 대본 리딩을 마치고 3월 중순부터 촬영을 시작할 계획으로 차근차근 준비가 진행 중이다. 아직 정확한 방송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TV조선 측은 올해 상반기 내에 시즌2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16부작 미니시리즈인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다소 독특한 구성이 돋보였다. 30대 부부 부혜령(이가령 분)과 판사현(성훈 분), 40대 부부 사피영(박주미 분)과 신유신(이태곤 분), 그리고 50대 부부 이시은(전수경 분)과 박해륜(전노민 분)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우선 1회부터 8회까지의 전반부와 9회부터 16회까지의 후반부로 구분된다. 전반부는 남편들이 바람을 피우는 징표가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해 돌발적인 이혼 선언까지 이어지는 등 파격의 연속이었다. 9회부터 시작된 후반부는 이야기가 10개월 전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세 남편이 불륜에 빠져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새로운 형태의 역주행 타임라인을 선보였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3월 14일에 방영된 16회 방송으로 종영했다. 그렇지만 끝은 아니다. ‘펜트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시즌제를 예고한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이미 시즌2 준비에 돌입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1 제작발표회 모습. 사진=TV조선 제공
이런 구성은 임성한 작가가 시즌2까지 방영하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1~8회까지 이어진 파격적인 상황들만 놓고 보면 자칫 너무 자극적이라 흔한 불륜 소재의 막장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지만 9~16회를 통해 각각의 불륜에 담긴 이야기를 채워 넣으며 시청자들을 더욱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와 동시에 ‘아내 바보’로 알려진 조웅(윤서현 분)이 신유신의 불륜녀 아미(송지인 분)의 친아빠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하는 등 시즌2를 대비한 다양한 장치와 궁금증도 적절히 배치해뒀다. 그만큼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는 파격적인 내용이 예측 불가한 전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 역시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하든 그 이상의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가 극강으로 내달릴 전망’이라고 말하고 있다.
2020년 일본에서 또 다시 거센 한류 열풍이 일어난 배경에는 넷플릭스가 있다.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넷플릭스 순위에 빠지지 않고 한국 드라마가 여러 편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흐름에 최근 ‘결혼작사 이혼작곡’이 가세했다. 물론 ‘사랑의 불시착’이나 ‘이태원 클라쓰’ 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진 못할지라도 꾸준히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한류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입증한다면 시즌2 방영까지의 공백기에도 화제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