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77명의 탄원을 무시한 징계로 논란의 중심에선 이천시의회
[이천=일요신문] 이천시의회가 지난달 26일 김일중 의원의 징계(경고,사과)를 결정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본지는 공개된 회의록 분석과 증언들을 통해 징계를 요구한 의원들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취재 보도(3월 8,10,16일)한 바 있다.
이후 윤리위원회 구성과 징계절차의 정당성. 징계사유에 대한 사실 확인 등의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징계철회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징계의 발단은 지난해 ‘의회 방송 송출장비’ 예산이 전액 삭감되자 김 의원이 부당함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조인희 의원의 “나이도 어린 것이, 버르장머리 없게”라는 부적절한 발언에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자신의 SNS에 당시 상황을 공개했고, 조 의원은‘사실이 아닌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그러면서 이규화 의원은 “여성의원으로 폭언과 위협적인 행동에 수모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러한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언론사는 사실 확인을 위한 인터뷰를 요청했고 김 의원은 사실과 다른 내용들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밝혔다.
이후 징계를 요구한 의원들은 김 의원이 과격한 언행을 했다고 압박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했고 김 의원이 이를 거부하자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 요구서(조인희, 이규화, 서학원, 홍헌표 의원)에는 ‘공인으로서 품의를 유지하지 못했고 이천시 의회의 품위와 위상 또한 손상시켰다’고 했다.
징계사유로는 김 의원이 인터뷰에서 “거짓이 난무하는, 소통이 되지 않는, 진실이 왜곡 되는 의회” 라고 말한 내용 등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진실공방 과정 등의 정확한 사실관계들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과정의 일부에 불과한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징계사유로 내 세운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천시의회는 회의규칙에 따라 징계와 관련된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어 논의 과정은 전혀 공개되지 않고있다.
시민들이 직접 선출한 지방의원이 문제(?)를 일으켜 징계를 받은 것인데, 어떠한 상황들을 근거로 징계를 결정 했는지 정작 시민들은 알 수가 없다.
또한, 조인희 의원과 이규화 의원은 명백히 사건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음에도 윤리위원회에 참여해 징계를 결정한다는 것은 공정성을 훼손한 행위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학계 관계자는 의회운영규칙을 살펴보면 “이해관계자는 참석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며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은 그 의안에 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 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징계요구의원의 위원 선임여부에 관해‘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의견은 있지만 윤리특위 구성 시 징계를 요구(발의)한 위원을 선임 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그 어느 국가기관에서도 징계당사자를 징계함에 있어 반대편 당사자를 징계위원으로 소집해 결의권을 주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이번 사건은 지방의원으로 본분에 충실한 의원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문제이고 시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사 인터뷰에 응한 것이며 내용도 시의회의 품위와 위상을 손상시키고 명예를 폄훼할만한 사실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징계결의는 윤리특위 구성에서부터 절차상의 하자가 명백하며 김 의원의 발언이 이천시의회라는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철회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